포의교집, 초옥 이야기 (정공보 지음, 박희병, 정길수 교감‧역주 / 돌베개) 2019년 3월 8일 초판 1쇄 발행 은 정말 특이한 한국고전소설이다. 1866년, 19세기 중후반 무렵 나온 소설이고 여성이 주인공인데, 한문소설이다. 젊고 아름다우며 보통 남자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 의지 또한 강한 여성이 벼슬 없이 초라한 지방의 40대 선비를 지극히 사랑하는 이야기다. 이 여성의 가장 큰 약점은 유부녀인 데다, 신분이 미천하다(원래 신분은 종이었음, 지금은 서민의 아내)는 것. 두 사람의 사랑은 온갖 풍파를 겪다가 결국은 아름다운(?) 이별로 매듭지어진다. 작가는 정공보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그 어디에도 기록이 없는 사람이다.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도무지 초옥(애칭은 양파)의 심리를 이해하기..
19세기 조선 지식인의 생각 창고 - 홍길주의 수여방필 4부작국내도서저자 : 홍길주 / 정민역출판 : 돌베개 2006.07.24상세보기 에 소개된 홍길주라는 작가의 등을 읽고 싶어 검색해 보니, 굉장히 방대한 이 문집을 번역해 놓은 것이 바로 이 였다. 그 동안 만난 조선의 작가 증 다산과 동시대 혹은 조금 뒤 세대를 살다간 작가여서 흥미로웠다. 하지만 내용은 을 다시 체험한 듯 힘들기만 했다. 9/10는 그냥 글자만 읽고 간간이 만난 좋은 구절들만 아주 급하게 옮겨 보았다. -인상 깊은 구절- 22 나는 일찍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문장은 다만 독서에 있지 않고, 독서는 다만 책 속에 있지 않다. 산과 시내, 구름과 새나 짐승, 풀과 나무 등의 볼거리 및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 속에 독서가 있다...
"백범일지"를 살펴보다, '도진순'이란 이름에 눈이 갔다. 2010년 고미숙 선생님과 함께하는 '열하기행'에서, 즉석 가이드로 관련 역사에 대해 들려주셨던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아들과 함께 오려다 부부끼리 왔다는 이야기에, 꼭 여름에 몽고에 가서 여름 별을 함께 보라고 조언해 주셨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덕분에 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상 깊은 구절로 독후감을 정리해 본다. (26) 어느날 나는 아버님이 엽전 스무 냥을 방 아랫목 이부자리 속에 넣어두고 나가시는 것을 보았다. 혼자서 심심한데다 앞동네 구걸이 집에서 떡 파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는 돈을 전부 꺼내 온몸에 감고 떡집으로 갔다. ~ 아버님은 한마디 말도 없이 빨랫줄로 나를 꽁꽁 동여 들보에 달아매고 매질하기 시작하였다. ..
덴동어미화전가국내도서저자 : / 박혜숙역출판 : 돌베개 2011.12.30상세보기 처음엔 상류층 마나님의 호사스러운 외출을 노래한 것이라 생각하며, 조금은 마음의 거리를 두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엄청난 반전! 세상에 조선시대 후기 어딘가에 있었던 과부 덴동어미의 삶에 울고 웃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쓰디쓴 매 고비마다 삶을 놓치 않았던 그녀가 결국은 모두(당시 화전놀이를 갔던 여성들과 지금의 독자들)를 위로해 주고 있었던 것! 인생이 힘든 모든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을 만난 것 같아 행복하고 뿌듯하다. 103 (조서방의 죽음)불에 덴다고 다 죽는가 / 불에 덴 이 허다하지그 어미라야 살려내지 / 다른 이는 못 살리네자네 한 번 죽어 버리면 / 살 아이..
일본인이 쓴 '한글' 이야기라는 책광고가 눈에 띄어 사두었으나 읽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한글날을 앞두고 교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외부의 시선을 참고할 겸 이 책을 들었는데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한글에 대한 기존 인식을 새롭게 살펴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즉 내 머리속 어떤 부분에서는 위교를 할 뻔하기도 했고, 또 어떤 부분은 작가의 시각을 통해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걸 깨달았다.책은 '한글'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일단 '입말'과 '문자'를 분리하여 사고하도록 하고, '입말'을 '문자'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나 일본이 한자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잘 소개해 주고 있다. 또 일본인을 대상으로한 한글 관련 서적이기에, 같은 양상에 대해 일본과 우리가 같으면서도 각 나라들의 언어체계에 따라 달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