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불편한 책“선생님! 무슨 사전을 읽어요?” 시험기간 중 자습을 시키고 난 뒤 책을 꺼내어 읽자 맨 앞에 앉아있는 남학생(책에 관심이 많은 이름은 항근이. 주로 판타지이지만 누구보다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에 죽치고 사는 아이)이 관심을 표시한다. “그래 사전이다. 인디언 역사에 관한 사전..” 그리고는 책을 다시 들었다. 아마 이 책의 두께와 크기 때문에(색깔도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 거므스름한 갈색, 누군들 골치아픈 사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짐작을 했으리라. 웃으면서 다시 책을 들었지만 마음은 괴로웠다. 벌써 일주일간 50페이지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한마디로 매우 고통스러운 책이었다.(책을 읽기로 하고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지금 이렇게 다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비인간화’로 대표되는 현대산업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특히 현대사업사회의 수혜자인 유럽과 미국인들에게서 더 급박하게 유행처럼 나타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이는 동양철학에서 그것을 찾는다고 하고, 어떤이는 원주민들의 삶에서 찾는다고도 한다. 그래서 빈약한 내용에 비례한만큼 돈과 과학으로 덧칠하는 헐리우드 영화(이것 자체가 바로 산업사회의 문제점이 집약되어 있고,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에서 조차 어쭙잖게 동양의 무술이나 철학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꽤 유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물론 매트릭스 같은 명작은 0과 1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의 코드를 동양적인 사유로 마무리지었지만). 또 미국에서는 그들이 무참히 학살하고 터전에서 격리시켰던 인디어들의 삶의 방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