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학생의, 평범한 일상과, 성장이 아닌 평범한 변화를 읽었다. 드라마틱한 설정은 없었지만, 주인공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도 조금은 변화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청소년 성장 소설’에 대한 생각이. 작가는 주인공과 작은누나의 입을 빌어 성장소설이 가진 한계와 폭력성을 지적한다. 결국 ‘개천에서 용나는 이야기’만 가득하고, 현실에서는 ‘모두가 자라는 것이 아닌데’, 그런 극적인 성장담에 거짓 위로를 받는다고. 그래서 작가는 작정하고 이 소설을 쓴 것 같다. ‘성장’이 아닌 ‘변화’에 방점을 두면서.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지만 친구 영현이처럼 프로게이머가 될 생각은 없고, 성적은 딱 중간에, 별거 중인 부모님과 이혼한 큰누나, 과거 엄친딸이었지만 박사과정에서 진로를 수정한 작은누나,..
(11)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들은, 절경 속을 지나는 줄도 모르고 같이 걷는 동료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여행자들로, 우리가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 경치 속에 둘러싸여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건 그 목적지보다 함께 걷는 길동무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책을 펼치면 위 구절이 눈에 와 박힌다. (번역이 어색하기도 해서) 1318, 젊음 그 하나만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시절이다. 누가 말해준다 한들 그들이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 테지만 책속의 그들은 팔팔한 돌고래처럼 같이 수영하는 동료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그 아름다운 시절을 깨닫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의 김준희처럼 그저 무기력하하고 막연하게 또는 불안하게 미래를 그릴 뿐이다..
"네가 바꿀 수 없는 것을 가지고 괴로워하는 대신, 네가 바꿀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고민해 보렴." 상담 선생님의 생산적인 조언이지만 그렇게 하기 정말 어려운 것이 '고민' 아닐까. '고민'은 마치 늪과 같아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고 홀로 침전하고 만다. 침전하고 있다 싶으면 아주 작은 힘으로도 할 수 있는 그런 것을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이자.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조차 들지 않을 때에도 옆으로 앞으로 조금씩 돈을 뻗어볼 수 있는 습관을 그것이 책(읽기 쉬운 성장소설)이라면 더 좋고. “드럼, 소녀, 위험한 파이” 제목 속에 책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티븐은 드럼을 아주 잘 친다. 하지만 ‘촌뜨기’라고 불릴 정도로 순진하며 치어리더를 하고 있는 여학생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이다. 스..
야르칙, 이레네, 테레사(테사), 토마스(토미)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소재와 주제의 이야기이다. 책 표지에서 느껴지듯 음악을 매개로 한 진정한 사랑의 의미(야르칙과 토미에 대해)와 우정(결국 결별하지만 테사에 대해)에 대해, 잃어버린 자신의 인생(천재적인 음악가로 키우려는 부모에게 저당 잡혀 정신지체아 같은 17년의 삶을)을 찾아가는 다소 특별하고 심도 깊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을 학생들에게 추천할 때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머뭇거려진다. 먼저 중학교 때까지 배운 음악적인 지식으로는 자구 해석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답답함을 곳곳에서 느낀다. 모차르트 음악을 통해 이레네와 토미가 음악적인 교감을 나누는 장면은, 즉 이레네의 바이올린과 토미의 하모니카가 대화하는 장면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으나 이레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