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이야기가 잘 드러난다. 단수와 간절한 목마름. 다행히 가뭄과 단수로 인해 고통을 받은 적은 없지만, 통계치를 갱신하는 날씨가 여러 해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1월 중순이 되도록 눈다운 눈도, 한파도 몰아치지 않았다. 대신 포근한 날씨에 세찬 겨울비, 학교 담벼락에 일찍 핀 개나리꽃이 어색하다. 얼마 전 100세 인구가 2만 명 가까이 된다는 뉴스를 들으며 우리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 시대를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리가 오래 살아서 이상 날씨를 볼 수도, 만들 수도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심각하게 노력하지 않는다면 관성의 법칙대로 그렇게 경험하지 못한 새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이야기의 배경인 캘리포니아는 여러 해 물 부족이 예견되었지만 갑작스럽게 단수가 시작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정말이지 이런 소설은 읽고 싶지 않았다. 태교를 위해서나 육아를 위해서, 모유수유를 하며 혹시나 나의 불안함과 긴장, 두려움이 아이에게 전달되지 않기를 바라며 책을 읽어나갔다. 중간에서 멈출 수 없는 것은 도대체 이런 어마어마한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정말 대단했다. 끝까지 매 순간을 긴장하며, 독자를 놓지 않기 때문이었다. 도 그랬다. 청소년 소설이면서도 묵직한 주제를 담아내는 작가의 솜씨는 계속해서 역량을 키운 듯 했다. 아직 읽지 않은 도 언젠가는 꼭 읽으리라. 이 책은 재난 상황보다는 그에 대처하는 인간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하고자 작정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세상 곳곳에서 억압받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람이나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 같았다. 빨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