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5.18을 즈음해 '5.18민주화운동기념 체험활동'을 한다. 작년에는 '오월인권길' 걷기, 올해는 "저수지의 아이들" 정명섭 작가님을 초청해 강의를 듣기로 했다. 도덕과에서는 이 책을 활용해 역할극을 하고 국어과에서는 비경쟁토론 및 서평 쓰기, 학년부에서는 5.18다큐 시청, 퀴즈대회 등을 열기로 했다. 내가 운영하는 독서토론동아리에서도 3월에 활동 계획을 세울 때 "저수지의 아이들"의 배경인 주남 마을과 원제 저수지를 찾아 가기로 했다. 학생들과 함께 가기 전 먼저 대중교통을 이용해 답사를 다녀 왔다. 1. 주남 마을우리 학교에서 주남 마을을 가기 위해서는 27번이나 28번 버스를 타고 남광주역까지 간 뒤 화순 가는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버스 타는 시간,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 ..
22대 총선의 날이 밝았다. 사전 투표를 한 뒤라 저녁 6시만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세상은 과연 바뀔까? 기다림이 지루해 아내와 걷기로 했다. 곡성읍의 순례길을 갈까, 담양호 용마루길을 갈까 고민하다, 광주호 둘레길이 담양구간까지 연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광주호 호수생태원'으로 방향을 정했다. 호수생태원을 걷기에 딱 적절한 시기였다. 양달은 살짝 덥고, 응달은 살짝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으며, 벚꽃은 절반은 지고 절반은 새잎이 돋아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버드나무 홀씨가 날리기 전이라 눈도 편안했다.호수생태원 진입광장에서 전망데크(탐조대)까지는 데크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아 천천히 걷기 힘들었다. 그런데 전망데크를 넘어서자 탐방객들이 조금씩 줄더니 누리길 1구간의 끝 석저마을 근..
2023년 5월 중순, 이제 봄을 지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중학교의 최고 학년인 3학년을 맡아 진학과 학습을 책임지는 3학년 부장이자 국어교사로서 학생들과 함께 ‘도전과 성장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교사이지만 나 자신도 한 사람의 도전자로서 스스로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좀 더 멋진 ‘나’와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정해서 9주하고도 3일, 총 66일 동안의 길고도 짧았던 도전과 실천을 해 보았다. 다음은 3월 12일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5월 16일 화요일까지 실행한 ‘교사 김지선의 도전 과정’을 살펴보고 분석 및 정리한 보고서이다. 1. 도전 목표와 실천 과제 먼저 ‘나’를 위한 목표로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자’였다. 그리고 타인과..
1. 대변항 벌써 여행 마지막날이다. 아침 일정에 여유가 있어 아내와 대변항 방파제 등대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이제 제법 눈에 익은 해변 도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수평선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후에 비예보가 있고 하늘에 구름이 많아 일출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수평선과 구름 사이에 틈이 있었는지 잠깐 떠올랐다. 밝음은 이렇게 조그마한 틈이 있어도 그 존재를 드러낸다. 그렇게 기분 좋게, 약간은 가슴 벅차게 대변항을 향해 걸었다. 그런데 해안을 따라 항구를 40여 분 걸었는데도 방파제 등대가 가까워지지 않았다. 항구의 만입이 커 생각보다 멀리 돌았고 동해어업관리단 뒤편은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라 인도도 마땅치 않아 방파제로 가는 길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1. 죽도 산책 편하게 잤지만 일찍 눈을 떴다. 동해까지 왔으니 일출을 봐야 하지 않을까. 7시 30분 일출시각에 맞춰 10여 분 일찍 바닷가로 나갔다. 수평선에 구름대가 있어 일출을 보기 어렵겠다 싶어 대변항 쪽으로 걸었다. 숙소 주변으로 아파트 공사현장이 서너 곳은 되었는데 벌써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20여분 걸으니 죽도로 건너가는 다리가 나타났다. 죽도는 기장군의 유일한 섬으로 대나무가 많아 '죽도'라고 이름 지어졌는데 지금은 동백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섬은 출입할 수 없도록 철조망과 자물쇠가 설치돼 있었다. 폭이 좁은 3층 건물에 동굴은 무엇일까. 아파트 공사장 벽면에 기장군의 명소로 설명이 돼 있으나 여러 가지로 비밀스럽다. 죽도로 이어지는 다리 입구에는 해녀(그냥 해녀라고 부르기에는 ..
아내의 동료들과 떠나는 모임에 갑자기 결합하게 되었다. 단톡방에 초대돼서 보니 이름이 '뜬금 부산여행'이다. 여행 장소가 갑자기 '부산'으로 정해지면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모임에 결합한 게 11월, 그런데 단톡방에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여행을 추진하는 게 내 역할인듯 싶어 의견을 모으고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언뜻 '기장'에 숙소를 정하자는 이야기가 들려 11월 말에 숙소를 예약하고, 12월에 차를 빌리고, 해가 바뀌자마자 해변열차와 요트를 예약했다. 부산까지 간김에 평산책방도 들르고 싶다고 하고. 의견을 반영해서 다음과 같이 부산여행 3일 일정을 짰다.(물론 기준은 광주다) 생각보다 여유 있게 잘 다녀왔다. 부산도 아름다운 곳이 참 많았다. 1. 해운대까지 아침 8시 30분에..
2024년 새해 첫 일출을 백아산에서 맞이했다. 끊임없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우리 인간의 '시간'은 새롭게 시작할 계기를 마련해 준다. 올해 역시 간절한 마음으로 백아산을 올랐다. 개인으로나 거국적으로 좀더 신명나고 희망 있는 한 해가 시작되길 바라며.. 마을 분들이 아산초등학교에서 오르는 새로운 등산로를 제안했지만, 매년 오르던 길, 백아산 관광목장에서 6시 40분에 출발해, 각시바위와 능선삼거리2를 걸쳐 하늘다리를 지나 마당바위에서 일출을 맞이했다. 청룡의 해라더니 하늘빛이 더없이 푸르다. 이 블로그를 찾는 모든 분들께 새해의 힘찬 기운을 함께 느끼고 싶다.
일찍 자서인지 일찍 일어났다. 아침 7시 무렵에 일어나서 숙소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성산일출봉 쪽으로 해가 나오려고 했다. 좀 괜찮아지려나.짐정리를 했다. 어제 산 옷을 입고, 세탁한 옷은 저녁에 비행기를 탈 때 갈아입기 위해 비닐봉지 안에 잘 넣어두었다. 짐이 많아져 사진 가방은 메고 가기로 했다. 자전거 짐받이에 잘 싣고 숙소 열쇠를 반납하고 근처 식당에서 오분자기해물탕을 든든하게 먹었다. 그런데 어제 산 옷이 생각보다 얇았다. 또 신발은 덜 마른 걸 신었더니 발이 시렸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가다 비라도 맞게 된다면 더 추울 것 같았다. 얼른 숙소로 갔다. 다행히 반납한 열쇠가 그대로 있어 얼른 올라가서 다시 짐을 풀고 옷과 신발을 바꿔 신었다. 1층에서 자전거에 짐을 싣고 있는데 갑자기 우..
일어나서 도로 상태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일기예보 앱 '원기날씨'에서는 지금 시각부터 비 표시가 돼 있었다. 출발하기 전 짐정리를 하면서 언제든 비가 내릴 수 있으므로 카메라 가방은 배낭 안으로 넣고, 비옷과 우산을 바로 뺄 수 있도록 맨 위에 따로 묶었다. 아침 8시 '송악산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수능날 아침이라 지나다는 차도 없이 고요했다. 모슬포항에서 송악산 인증센터까지는 5km 정도 남았는데 생각보다 멀리 느껴졌다. 지속적인 오르막길이고, 먹구름으로 사위가 어두워 마음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정하수처리장 입구 교차로에서 자전거도로 표시가 애매하게 표시돼 있어 골목으로 들어갔다 결국 한 바퀴 돌아 나오기도 했다. 송악산을 향해 가는 길에 '태평양의 징검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