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길게 자전거를 타려고 할 때마다 꼭 일이 생긴다. 2017년 낙동강 종주, 2018년 금강, 영산강 종주를 마친 뒤, 2019년 2월에는 제주도환상자전거길을 종주하려 했으나 떠나기 일주일 전 몸에 이상이 생겨 떠나지 못했고, 올해 경북 상주부터 인천 아라서해갑문까지 국토종주도 코로나 확진으로 떠나지 못했다. 개학을 며칠 앞두고 생각정리 겸 자전거 종주를 계속 잇겠다는 마음으로 달렸다. 영산강 종주 전 미리 자료들을 살펴보니 2022년 4월 이후의 자료는 없는 것 같아 겸사 겸사 블로그에 정리해 둔다. 1. 담양댐길 인증센터 ~ 메타세쿼이아 인증센터 ~ 대나무숲 인증센터 아침 7시 20분 무렵 아내가 담양호 표지석 앞에 내려주었다. 출발 준비를 마치고 담양호를 바라보았다. 진한 안개에 가려 호수의 크..
"독일은 못 가니 독일마을에서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자." 매년 누나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이번에는 독일마을이 있는 남해로 잡았다. 5월에 독일마을에 숙소를 일단 잡아놓고, 각자 바쁘게 일하다, 여행가기 일주일 전부터 카톡으로 여정을 짜기 시작했다. 누나네 가족이나 우리 가족 모두 각자 남해를 두세 번은 다녀왔다. 다시 가고 싶은 곳(금산 보리암, 편백숲)도 있고 새로 가보고 싶은 곳(섬이공원, 이순신순국공원, 인근의 고성 상족암)도 있었지만, 요새 부쩍 계단과 경사로를 힘들어하시는 어머니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곳 중심으로 일정을 짰다. [1일] 광양와인동굴 산책, 미조항 팔랑마을 해상산책길 산책 [2일] 상주은모래비치 해수욕, 메가박스 삼천포점에서 '한산' 관람 [3일] 물건리 방조어부림 산책 후..
올해 4월 지역의 국어샘들과 자체 연수를 진행하며 쓰기 수업 사례로 공유했던 내용을 전남 1정연수에서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연수를 5일 앞두고 코로나 확진으로 샘들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이야기하려고 했던 내용을 공유할 겸 정리해 보았다. 1. 나를 나로 만드는 것 작년 10년 만에 중학교 1학년과 국어 공부를 했다.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바뀌었다 다시 자유학기제로 바뀌었는데도 이제야 자유학기제를 경험하다니. 게다가 자유학기제 업무 총괄을 겸한 1학년부장을 맡아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하지만 덕분에 자유학기제의 슬로건인 ‘나를 공부하자’ 즉 ‘나를 나로 만드는 것’의 의미와 활동에 대해 더욱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나를 나로 만드는’ 활동과 관련해 오랫동안 국어시간에 ‘생각공책’을 만들게 했..
방학하는 날 친목회 성격의 행사를 준비하며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키워드는 '장어', '산책' 이 두 단어로 정리되었다. 고창의 장어식당들을 검색하다 몇 해 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주한미군 데이비드 가족이 방문했던 거북선 풍천장어식당이 눈에 띄였다. 겸사겸사 가족들과 먼저 찾았다. 비록 썰물 때라 너른 갯벌밖에 볼 수 없었지만 탁 트인 풍경에 음식도 맛있었다. 게다가 김연자의 "아모르파트"를 배경으로 천장(거북선 등)이 열리는 이벤트까지, 재미있었다. 주위에 구시포 해수욕장이 있으니, 해송림을 산책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밥 먹고 산책하려고 보니 구시포 해송림은 규모가 적었고, 그나마도 캠핑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걷기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 머리만 더 무거워졌다. ..
우리 학교의 든든한 마을공동체 '문산온마을학교'에서는 매년 이맘 때 즈음, '마을길따라 오월인권길 걷기' 행사로 오월정신을 잇고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문산마을에서 국립5.18민주묘지(이하 5.18묘역)까지 오월인권길을 걷는다고 했더니 다들 놀란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이 있냐고. 나 역시 궁금했다. 차를 주로 이용하고, 길찾기도 내비게이션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도통 어떻게 연결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떤 길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마침 3학년부에서 현장체험학습으로 오월인권길 걷기를 문산온마을학교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 답사도 할 겸, 3학년 담임샘 3명, 참가 희망 학생 2명, 학부모 1분과 함께 참여했다. 오월인권길 코스는 다음과 같다. 8시 40분까지 출발지인 '문산마을 당산나무'에서 모이기로 ..
셋째 날(5월 6일) 셋째 날도 날이 좋다. 바람은 여전했지만 하늘과 바다 모두 눈부시게 푸르다(파랗다의 의미를 포함한 푸른 빛). 숙소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울릉도를 일주했다. 사동에서 통구미 구간은 울릉공항 건설 등으로 각종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한 방향만 통행이 가능했다. 신호등이 설치돼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데 낯선 모습이다. 그런데 신호가 노란색에서 붉은 색으로 바뀌어도, 또 차가 없다 싶으면 진행을 계속하는 공사차량이나 현지 차들이 있었다. 현지 사정에 밝아서 그렇겠지만 기다리는 나는? 그것을 보고 있는 10살 아이는? 약간 마음이 닫혀 있을 때 갑자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큰 바위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제법 모여 있어 차를 세우고 도로를 건너가 보니 통구미 해안의 '거북바위와 가재바위'였다. '..
울릉도를 크루즈로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은 배를 타고 갈 수밖에 없는 울릉도를, 조금 더 편하게 갈 수 있다니 가족들도 모두 가고 싶다고 한다. 어린이날 연휴 여행 준비가 시작되었다. 먼저 '울릉크루즈'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려고 했으나 5월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선사에 연락했더니 3월 15일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예약했고, 다행히 배표 예약도 성공했다(거의 5분만에 4~6인실은 마감이 되었다). 이어 렌터카도 예약했고. 여행 떠나기 3주전 "이번엔 울릉도.독도(장치은 외)"란 책을 구입해 틈나는 대로 여정을 짜보았다. 그런데 여행 2주 전, 첫째의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치료를 하게 되었다. 또 어머니는 코로나 확진이 되셨고.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불투..
올해 혁신자치부를 맡았다. 우리 학교 혁신자치부는 혁신학교 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형성, 학생 자치활동 지원, 마을교육공동체(온마을학교) 연계 사업 진행이 주업무이다. 그리고 부서의 특성 상 교직원회 회장을 추가로 맡았다. 그래도 소규모 학교임에도 함께 고민해 주는 기획 샘이 있고, 기획 샘이 학생 자치활동 지원을 전담하기로 해, 어느 업무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잘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학생자치회 첫 사업으로는 부서별 1학년 차장을 선출했다. 그리고 3월 말에 학생회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 학생회는 회장단(회장 2,3학년 부회장)과 부서별로 3학년 부장, 1,2학년 차장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회장단 선거는 11월 말에 있고, 3학년 부장과 2학년 차장을 방학 ..
출근길 신호를 기다리다 시내버스 광고에 눈이 갔다. '임자도 튤립축제' 작년까지 2년 연속 코로나 방지를 위해 다 핀 수선화 꽃봉우리를 자른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드디어 봄이 오는가.사람들이 붐비기 전 둘러보려고 지난 주 임자도를 찾았으나 찾은 사람보다 핀 꽃이 더 적었다.한적하지만 깨끗한 대광해수욕장의 시원한 풍경, 조희룡미술관에 핀 매화를 눈에 가득 담고 돌아왔다.*하지만 이번에도 튤립축제는 취소되었다고 한다. 임자도는 담양보다 더 아래쪽이라 따뜻할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페이스북 "남도여행" 그룹에 올라온 봄꽃 사진들을 보다 바다를 배경으로 조성된 정원에 눈이 갔다. '쑥섬', 검색해 보니 섬에 대한 안내가 자세히 나와 있었다. 바로 '가보고 싶은 섬' 사이트에서 배부터 예약했다. 그리고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