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변항 벌써 여행 마지막날이다. 아침 일정에 여유가 있어 아내와 대변항 방파제 등대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이제 제법 눈에 익은 해변 도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수평선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후에 비예보가 있고 하늘에 구름이 많아 일출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수평선과 구름 사이에 틈이 있었는지 잠깐 떠올랐다. 밝음은 이렇게 조그마한 틈이 있어도 그 존재를 드러낸다. 그렇게 기분 좋게, 약간은 가슴 벅차게 대변항을 향해 걸었다. 그런데 해안을 따라 항구를 40여 분 걸었는데도 방파제 등대가 가까워지지 않았다. 항구의 만입이 커 생각보다 멀리 돌았고 동해어업관리단 뒤편은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라 인도도 마땅치 않아 방파제로 가는 길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1. 죽도 산책 편하게 잤지만 일찍 눈을 떴다. 동해까지 왔으니 일출을 봐야 하지 않을까. 7시 30분 일출시각에 맞춰 10여 분 일찍 바닷가로 나갔다. 수평선에 구름대가 있어 일출을 보기 어렵겠다 싶어 대변항 쪽으로 걸었다. 숙소 주변으로 아파트 공사현장이 서너 곳은 되었는데 벌써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20여분 걸으니 죽도로 건너가는 다리가 나타났다. 죽도는 기장군의 유일한 섬으로 대나무가 많아 '죽도'라고 이름 지어졌는데 지금은 동백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섬은 출입할 수 없도록 철조망과 자물쇠가 설치돼 있었다. 폭이 좁은 3층 건물에 동굴은 무엇일까. 아파트 공사장 벽면에 기장군의 명소로 설명이 돼 있으나 여러 가지로 비밀스럽다. 죽도로 이어지는 다리 입구에는 해녀(그냥 해녀라고 부르기에는 ..
아내의 동료들과 떠나는 모임에 갑자기 결합하게 되었다. 단톡방에 초대돼서 보니 이름이 '뜬금 부산여행'이다. 여행 장소가 갑자기 '부산'으로 정해지면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모임에 결합한 게 11월, 그런데 단톡방에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여행을 추진하는 게 내 역할인듯 싶어 의견을 모으고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언뜻 '기장'에 숙소를 정하자는 이야기가 들려 11월 말에 숙소를 예약하고, 12월에 차를 빌리고, 해가 바뀌자마자 해변열차와 요트를 예약했다. 부산까지 간김에 평산책방도 들르고 싶다고 하고. 의견을 반영해서 다음과 같이 부산여행 3일 일정을 짰다.(물론 기준은 광주다) 생각보다 여유 있게 잘 다녀왔다. 부산도 아름다운 곳이 참 많았다. 1. 해운대까지 아침 8시 30분에..
일찍 자서인지 일찍 일어났다. 아침 7시 무렵에 일어나서 숙소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성산일출봉 쪽으로 해가 나오려고 했다. 좀 괜찮아지려나. 짐정리를 했다. 어제 산 옷을 입고, 세탁한 옷은 저녁에 비행기를 탈 때 갈아입기 위해 비닐봉지 안에 잘 넣어두었다. 짐이 많아져 사진 가방은 메고 가기로 했다. 자전거 짐받이에 잘 싣고 숙소 열쇠를 반납하고 근처 식당에서 오분자기해물탕을 든든하게 먹었다. 그런데 어제 산 옷이 생각보다 얇았다. 또 신발은 덜 마른 걸 신었더니 발이 시렸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가다 비라도 맞게 된다면 더 추울 것 같았다. 얼른 숙소로 갔다. 다행히 반납한 열쇠가 그대로 있어 얼른 올라가서 다시 짐을 풀고 옷과 신발을 바꿔 신었다. 1층에서 자전거에 짐을 싣고 있는데 갑자기 ..
일어나서 도로 상태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일기예보 앱 '원기날씨'에서는 지금 시각부터 비 표시가 돼 있었다. 출발하기 전 짐정리를 하면서 언제든 비가 내릴 수 있으므로 카메라 가방은 배낭 안으로 넣고, 비옷과 우산을 바로 뺄 수 있도록 맨 위에 따로 묶었다. 아침 8시 '송악산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수능날 아침이라 지나다는 차도 없이 고요했다. 모슬포항에서 송악산 인증센터까지는 5km 정도 남았는데 생각보다 멀리 느껴졌다. 지속적인 오르막길이고, 먹구름으로 사위가 어두워 마음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정하수처리장 입구 교차로에서 자전거도로 표시가 애매하게 표시돼 있어 골목으로 들어갔다 결국 한 바퀴 돌아 나오기도 했다. 송악산을 향해 가는 길에 '태평양의 징검다리'라..
2017년 5월 어린이날 연휴 때 가족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집에서 타던 자전거를 여수 EXPO항을 거쳐 제주항까지 운항하는 배를 이용해 옮겨, 우도 일주를 포함하여 표선해수욕장에서 용두암까지 여유 있게 달렸다. 제주 자전거길은 이름처럼 '환상'적이었다. 그 영향으로 그해 여름 산하와 낙동강 종주를 마쳤다. 무려 400km를. 그리고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선유도까지 자전거 여행을 했다. 그리고 올해, 지난 추석 연휴를 맞아 용두암에서 협재를 목표로 가족들과 자전거 여행을 했다. 하지만 오전에 '거문오름' 트래킹을 해서인지, 초4 둘째에게는 무리한 일정이었다. 애월 곽지해수욕장을 지날 때 즈음 힘들다고 했다. 쉬러 온 여행에서 '극기'를 외칠 수는 없어 자전거를 반납하고 돌아..
학교 친목회 행사로 목포해상케이블카와 고하도 해상데크길을 산책하고 왔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 어머니를 모시고 고하도까지 갔으나 계단이 많아, 유달산 둘레길만 걷고 돌아온 적이 있어, 꼭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었다. 고하도는 높은 산 '유달산' 밑에 있는 섬이어서 '고하도'로 불린다고 한다. 섬 모양이 칼을 닮아 칼섬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 지명에 얽힌 이름이 두세 개 더 있다. 오전 수업을 하고 온 터라 시간이 많지 않아 해상케이블카 북항승강장에서 2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 일행처럼 단체관광객들은 대부분 크리스털캐빈 표를 가지고 있어 줄이 길었다. 마음 급한 몇몇 샘들과 일반캐빈을 타고 고하도승강장에 20여 분만에 도착했다. 승장장에서 고하도전망대까지는 150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아내와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주위에 맨발로 걸으며 건강이 좋아졌다는 간증(?)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다. 마침 둘째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맨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거기를 걷다 지금은 운동장을 몇 바퀴 크게 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물론 지금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자갈을 디딜 때면 한 번씩 놀라며 움츠러 들기도 한다. 가끔 어린아이가 있는 동료들과 주말 여행 정보를 공유할 때가 있는데 그때 '영광 물무산 행복숲'을 추천한다. 유아숲체험장도 있고 산책로도 좋다고. 그런데 다녀온 샘들마다 '맨발 황톳길' 걷기가 참 좋았다고 한다. 아, 나 역시 사무실 장학사님의 소개를 듣고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로 '물무산 행복숲'을 설정하고 갔을 때에도 이곳 '맨발 황톳길 주차장'에 도착했었다. 당시..
가끔 산책하러 가는 담양읍의 추성경기장에 얼마 전 음악홀이 생겼다. 이곳 전광판에는 담양에 대해 소개하는데 여기에서 'LP음악충전소'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한 번은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담양공공도서관에 빌린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시간 여유가 있어 들렀다. 담양터미널 옆 중앙로를 지나 담양읍사무소 입구에 있었다. 올 초 둘째 영어캠프에 데려다주느라 이곳을 매일 지나쳤는데 왜 몰랐을까. 하긴 삶의 반경에서 이렇게 지나치는 곳이 한두 곳일까. 1층은 '담빛 미디어홀'로 음료를 주문하는 곳이다. 대형 스크린과 소파가 여럿 배치돼 있다. 대형스크린을 활용해 프러포즈 등 작은 이벤트를 할 수 있다고 한다. 1층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LP 음악충천소'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계단으로 따라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