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2020) 러시아 가족 여행이 예정돼 있어 해외여행을 떠날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교육청으로 파견 나와 방학도 없이 일하면서, 학기 중 좋은 계절에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버리기도 아쉬웠다. 몸만 괜찮았다면 남한강 종주를 끝으로 4대강 자전거 종주를 함께 마무리했을 중3 아들과 아쉬움을 달래는 여행을 떠난다는 명분으로 '여행은 시작됐다.' 여행지로는 '파리'를 제일 먼저 떠올렸다. 30년 전 일이지만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영화나 노래로 프랑스를 만나면서(소피 마르소!) 호감도 생겼다. 게다가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나 “레 미제라블”을 보면서 제국주의로서의 프랑스보다는 민중의 혁명을 완성한 나라라는 이미지도 더해져, 유럽을 여행지로 프랑스를 꼽게 되었다. 한편 영국을 다녀온 ..
**기록하지 않으면 '좋았던 느낌'만 붙잡고 사는 것 같아, 노트앱에 거칠게 메모해 놓은 것을 뒤늦게[2020.2.26] 엮었다. 섬진강 종주 코스는 경치가 아름답다. 자전거 종주 코스들이 보통 댐에서 시작하고 중하류에 있어 풍광의 변화가 크게 없는데 섬진강은 풍광의 변화가 많아 눈이 즐거운 도로다. 한 번 더 달리고 싶은데 갈수록 시간내기 어려우니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 첫 라이딩(2015.5.5) 2015년 어린이날 경험을 선물한다는 명분으로 5학년생 아들과 영산강 자전거 종주를 시작했는데, 아들이 힘들어 해 세 번에 나눠 종주를 했다. 1년이 지났으니 좀더 다리에 힘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2016년 5월 5일, 비슷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한다는 명분으로 '섬진강 자전거..
¶ 3일째(7월 31일 월요일)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년보~창녕함안보~하남읍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편의점에서 김밥을 산 후, 바로 자전거를 탔다. 달성보까지 가는 데 길이 너무 지루하고 밋밋했다. 2시간 정도 달려 달성보에 도착해 스탬프를 쾅쾅 찍고 다시 출발을 하였다. 갈전리 집에서 화순온천까지의 거리인 5km정도를 가자 박석진교가 나왔다. 박석진교에서 한참을 가다보니 낙동강자전것길 지옥의 4고개 중 한 고개인 '다람재'가 나왔다. 다람재는 경사도 가파르고 정상까지의 거리도 멀었다. 게다가 코너만 돌면 정상이 나올 거라 생각했던 곳에 더 큰 오르막이 있었다. 체력이 거의 떨어졌을 즈음 정상에 도착했다. 그래도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는 낙동강 풍경은 시원했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
*한여름 4일 동안, 낙동강을 따라 달린 아들과의 여행. 마침 4일 일정을 기록해 둔 아들(흑곰돌이)의 기록이 있어 사진과 함께 정리했다. 글의 작성자는 아들, 사진 및 설명은 나(아빠). ¶ 1일째(7월 29일 토요일) 광주~대구~안동~안동댐~상풍교인증센터 아침 일찍 일어나 광주 유스퀘어에서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로 출발하였다. 3시간 걸려 동대구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안동 가는 버스를 타려면 3층까지 올라가야했다. 자전거 두 대를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1시간 정도 버스를 타니 안동터미널에 도착했다. 안동 터미널에서 안동댐까지는 8km 정도. 지도를 보며 시내를 가로질러 갔다. 영산강과 섬진강 종주가 담긴 인증수첩을 두고 와, 안동댐 인증센터에서 새로운 수첩을 구입한 뒤 스탬프를 찍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었..
2017 작년 여름 3박 4일, 중학생 아들과 함께 낙동강 종주를 마치면서 4대강을 종주하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미 종주 경험이 있는 영산강은 언제든 갈 수 있는 거리이므로, 중간 지역인 금강부터 떠나기로 했다. 자전거 일정, 교통편 등은 작년 낙동강 종주를 준비하며 참고하였던 산구루(http://sanguru.me) 사이트가 이번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게 교통편이다. 또 터미널에서 기점이 되는 인증센터까지 이동하는 것도 신경 쓰인다. 다행히 요즘은 버스 탑승자들이 짐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아, 수화물칸에 자전거를 싣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작년 낙동강을 종주할 때, 대구복합버스터미널에서 안동행 버스 플랫폼이 3층이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
공부 못하는 나라, 하지만 꼴찌도 행복한 나라 ‘독일’을 가다 1. 우리는 우리의 자아를 가르친다 교육학 고전인 “가르칠 수 있는 용기(파커 J. 파머, 한문화)”에서는 교사는 자신의 자아를 가르치며, 훌륭한 가르침은 테크닉이 아닌, 교사의 정체성과 성실성에서 나온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교사의 자아는 무엇일까.청춘을 교직에 바치려 했을 때의 신념, 아이들과 만나는 주요한 통로가 되는 교과에 대한 즐거움, 학창시절을 통해 겪었고 현장에서 존경의 사표가 되어주는 위대한 스승과 나의 가르침을 통해 새로운 세상에 대해 눈뜰 아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한데 얽혀 정체성을 이루고, 이를 끊임없이 유지하며 실천하려는 성실성이 교사의 자아라고 한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교사의 자아는 매번 다양한 ..
1. 경계에서 이 강물은 두 나라의 경계선으로서, 경계란 물이 아니면 시울이 될 것 아닌가? 도대체 천하 백성들이 법도를 지킨다는 것은 저 강물 시울 짬과 같은 것일세. 도를 다른 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저 물시울 짬에서 찾아야 될 것이네. (열하일기 上 ‘도강록’ 중 30쪽 -보리출판사-) 어둑하던 기운이 걷히고, 회색빛으로 물든 인천공항이 제 모습을 보일 때 3시간 30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시계는 정확히 아침 6시를 가리키고 있다. 새벽길이 막힘없이 시원하게 트였다지만, 기사님의 능력을 칭찬하기에 앞서 두려움을 느낄 정도의 쾌속(과속?)질주에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는 속도를 느낄 틈 없이 곤히 잠들었지만, 동승한 몇 분의 선생님들은 긴장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새벽녘의 공항..
1. 책 속 여행 지난 여름 방학 ‘열하’에 다녀왔다. 250여년 전의 선비 박지원 선생의 눈을 통해 압록강을 건너 북경으로, 그리고 열하까지 배움의 눈으로 중국의 모습을 세심하고 다양하게 살펴보았다. 특히 열하일기 속에 그려진 삶의 모습은 한 가지 기준으로는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는 다양성을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한족 중심의 중국은 실은 다양한 소수민족의 삶과 역사가 혼재돼 지금의 ‘중’국이 된 것이다. 책을 읽으며 중국을 여행하고 싶었다. 2003년, 첫 해외 여행으로 중국을 찾은 건, 중국 소설가 ‘차오원쉬엔’의 “빨간 기와”와 “까만 기와”였다. 성장소설이란 측면에서 문화혁명을 비롯한 중국 현대사가 아이들에게 끼친 영향도 인상적이었지만, 운하를 배경으로한 중국인의 삶이 우리네와 너무 달라 가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