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어린이날 연휴 때 가족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집에서 타던 자전거를 여수 EXPO항을 거쳐 제주항까지 운항하는 배를 이용해 옮겨, 우도 일주를 포함하여 표선해수욕장에서 용두암까지 여유 있게 달렸다. 제주 자전거길은 이름처럼 '환상'적이었다. 그 영향으로 그해 여름 산하와 낙동강 종주를 마쳤다. 무려 400km를. 그리고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선유도까지 자전거 여행을 했다. 그리고 올해, 지난 추석 연휴를 맞아 용두암에서 협재를 목표로 가족들과 자전거 여행을 했다. 하지만 오전에 '거문오름' 트래킹을 해서인지, 초4 둘째에게는 무리한 일정이었다. 애월 곽지해수욕장을 지날 때 즈음 힘들다고 했다. 쉬러 온 여행에서 '극기'를 외칠 수는 없어 자전거를 반납하고 돌..
11월 10일 금요일. 비가 그쳐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한파'가 몰려왔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졌다. 지난주 화요일 생태수업 때에는 더워서 집중하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너무 추워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생태수업이니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겠다. 수업 전날 학생들에게 기온이 10도 정도로 떨어질 거라며 추위에 대비하라고 안내했으나 '감'이 없었다. 나 역시 출근하면서 가을 재킷을 입을 것인지 파카를 입을 것인지 고민하다 둘 다 가지고 출근했으니까. 게다가 활동 장소인 두암주공 2단지 공원은 앞동 아파트에 가려 그늘이 형성돼 아이들이 추위에 떨었다. 다행히 오후에 활동하는 반은 옷 단속을 좀 더 했고 날씨도 풀리고 햇볕도 나와 좀 더 여유 있게 활동하고 지켜볼 수 있었다. 3차시 수업은 '모성을 ..
학교 친목회 행사로 목포해상케이블카와 고하도 해상데크길을 산책하고 왔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 어머니를 모시고 고하도까지 갔으나 계단이 많아, 유달산 둘레길만 걷고 돌아온 적이 있어, 꼭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었다. 고하도는 높은 산 '유달산' 밑에 있는 섬이어서 '고하도'로 불린다고 한다. 섬 모양이 칼을 닮아 칼섬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 지명에 얽힌 이름이 두세 개 더 있다. 오전 수업을 하고 온 터라 시간이 많지 않아 해상케이블카 북항승강장에서 2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 일행처럼 단체관광객들은 대부분 크리스털캐빈 표를 가지고 있어 줄이 길었다. 마음 급한 몇몇 샘들과 일반캐빈을 타고 고하도승강장에 20여 분만에 도착했다. 승장장에서 고하도전망대까지는 150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단풍빛이 진해지고 있다. 생태수업이 11월 10일 끝나는데 그때까지 단풍잎들이 잘 버텨줄 수 있을까. 여느 때보다 단풍에 더 많은 눈길을 주게 된다. 생태수업 두 번째는 우리 학교 정원의 다양한 식물을 만나는 시간이다. 행정실에서 추석 무렵부터 하려던 제초 작업을 생태수업 끝나고 해 주시라 부탁드려 다행히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업은 '관찰놀이'로 시작됐다. 숲샘의 옷차림을 잘 관찰하게 한 뒤, 10초 정도 뒤에 변화한 모습을 찾게 하는 활동을 했다. 이후 두 명씩 짝을 지어 같은 활동을 반복하며,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변화가 보인다"는 말씀을 하셨다. 오늘 수업의 동기유발로 적절했다. 숲샘이 가방에서 하트모양의 부직포가 달린 깃발을 꺼내셨다. 그리고 대여섯 명 정도로 모둠을..
지난 7월 저녁에 문산온마을학교 김 대표님께서 '북구문화의 집'에서 추진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 링크트리' 사업을 추천해 주셨다. 학교 주변에 연계할 교육공동체가 없는 상황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일단 신청서를 제출했다.(7월 20일까지 선착순 모집이라고 돼 있어 내부 토론 없이 먼저 신청했다) 사업은 크게 '삶의 그릇', '작은 것, 먼 곳', '쓸모' 세 가지 영역에서 공모를 했고, 우리 학교 상황 및 관심 분야를 고려해 '작은 것, 먼 곳'이란 주제로 신청했다. 운 좋게 선정이 되었고, 여름방학 동안 담당교사 워크숍, 매개자와 협의, 또 전문가 협의를 거쳐 최종 프로그램과 일정을 조율했다. *북구문화의 집에서는 이 과정을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개학 후 학년교육과정 협의 시간에 2번 ..
아내와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주위에 맨발로 걸으며 건강이 좋아졌다는 간증(?)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다. 마침 둘째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맨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거기를 걷다 지금은 운동장을 몇 바퀴 크게 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물론 지금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자갈을 디딜 때면 한 번씩 놀라며 움츠러 들기도 한다. 가끔 어린아이가 있는 동료들과 주말 여행 정보를 공유할 때가 있는데 그때 '영광 물무산 행복숲'을 추천한다. 유아숲체험장도 있고 산책로도 좋다고. 그런데 다녀온 샘들마다 '맨발 황톳길' 걷기가 참 좋았다고 한다. 아, 나 역시 사무실 장학사님의 소개를 듣고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로 '물무산 행복숲'을 설정하고 갔을 때에도 이곳 '맨발 황톳길 주차장'에 도착했었다. 당시..
가끔 산책하러 가는 담양읍의 추성경기장에 얼마 전 음악홀이 생겼다. 이곳 전광판에는 담양에 대해 소개하는데 여기에서 'LP음악충전소'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한 번은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담양공공도서관에 빌린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시간 여유가 있어 들렀다. 담양터미널 옆 중앙로를 지나 담양읍사무소 입구에 있었다. 올 초 둘째 영어캠프에 데려다주느라 이곳을 매일 지나쳤는데 왜 몰랐을까. 하긴 삶의 반경에서 이렇게 지나치는 곳이 한두 곳일까. 1층은 '담빛 미디어홀'로 음료를 주문하는 곳이다. 대형 스크린과 소파가 여럿 배치돼 있다. 대형스크린을 활용해 프러포즈 등 작은 이벤트를 할 수 있다고 한다. 1층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LP 음악충천소'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계단으로 따라 2..
여러 가지 인연으로 동료 교사들과 담양에 들어와서 생활한 지 이제 스무 해 가까이 되었다. 그리고 모두들 지금도 갈밭에서 마을 분들과 얽혀 터전을 잘 잡아가고 있다. 우리 가족만 그 사이 여러 복잡한 사정으로 소재지로 나왔을 뿐. 그래도 계모임이 있어 시간 나는 대로 모이고 함께 여행도 다닌다. 매번 챙겨 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데 지난 7월 하순이 시작될 즈음 우리 계모임의 회장 선생님(스무 해 가까이 함께 살고 있으니 선생님이 아닌 '형님'으로 불러야 하는데 나는 그게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이 시원스러운 계곡 사진을 단톡방에 올리며 번개 모임을 제안했다. 선약이 있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시원스러운 사진이 인상적이어서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다 8월의 첫날, 둘째아이를 창평도시재생센터에서 진행..
노산공원은 삼천포용궁수산시장 동편에 조성된 공원이다. 한의 시인, 박재삼문학관이 있는 곳으로 공원 자체로도 조망이 좋은 곳이다. 작년 답사 왔을 때, 또 실제 문화기행을 왔을 때에는 시간에 쫓겨 노산공원을 차분히 둘러볼 수 없어서 이번 답사 때 꼭 둘러보고 싶었다. 위의 지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노산공원 주변은 매립을 통해 개발되었다고 한다. 노산공원은 과거에 밀물 때에는 섬이었다가 썰물 때에는 징검다리로 연결돼 있었는데, 노산공원의 서당('호연재-현재 박재삼문학관 바로 옆에 위치)을 오가던 학생들이 징검다리를 '노다리'라고 불렀고 그래서 이 산을 '노다리산', '노산'으로 불러 '노산공원'이 되었다는 말과 호연재의 팔문장 중에 '노'라는 호가 있어 '노산'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여하튼 1957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