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선생님이 되기 위한 도전[중3 수업나눔]

20235월 중순, 이제 봄을 지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중학교의 최고 학년인 3학년을 맡아 진학과 학습을 책임지는 3학년 부장이자 국어교사로서 학생들과 함께 도전과 성장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교사이지만 나 자신도 한 사람의 도전자로서 스스로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좀 더 멋진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정해서 9주하고도 3, 66일 동안의 길고도 짧았던 도전과 실천을 해 보았다. 다음은 312일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516일 화요일까지 실행한 교사 김지선의 도전 과정을 살펴보고 분석 및 정리한 보고서이다.

 

1. 도전 목표와 실천 과제

먼저 를 위한 목표로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자였다. 그리고 타인과 행복한 관계 맺음을 위한 목표로는 겸손하게 배우는 사람이 되자였고,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위한 목표로는 지구와 지구촌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자였다. 이와 같은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나를 위한 과제는 두 가지로 계획했다. 첫째, 매일 술보다 물(2리터)을 마시자는 것이고, 둘째, 매일 50쪽 읽기를 나를 위한 실천 과제로 정했다. 타인을 위한 실천 과제로는 매일 1가지 이상 타인에게서 배울 점 찾기로 정했는데, 점차 실천하면서 배울 점 찾기 뿐만 아니라 고마운 점 찾기를 함께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위한 과제로는 매일 메일 관리하기로 정했다. 4가지로 계획한 실천 과제를 매주 점검한 결과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가장 힘들었던 실천은 술보다 물 마시기과제였고, 가장 꾸준히 열심히 실천했던 과제는 매일 1가지 이상 배울 점 찾기 혹은 감사하기과제였다. 지금부터 네 가지 과제 실천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해 보겠다.

 

 

2. 네 가지 실천 과제 분석 결과

가. 술보다 물 2리터 이상 마시기

가장 실천하기 힘들었던 과제다. 대학 시절부터 지속되어 온 음주는 습관처럼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바쁘고 힘든 날이거나 마음이 괴로운 날, 혹은 가족 행사가 있거나 기쁜 일이 있는 날은 어김 없이 술과 함께 했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가장 힘들었던 4월 첫째 주와 가족 행사가 많았던 5월 첫째 주에 점수가 가장 낮다. 1주일에 한 번도 술을 마시지 않은 적은 9주 동안 한 번도 없었다. 부끄러운 결과지만 긍정적으로 분석할 만한 부분도 있다. 이 과제는 단순히 술을 마시지 않는 것만이 아닌 매일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포함된 과제이다. 이 때문에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물을 하루 2리터 이상 마시면 그날은 절반의 성공으로 기록될 수 있었다. 도전 일지 기록을 자세히 보면 1주일에 최소 3~4일 이상은 2리터 이상 물을 마시는 것에 성공했다. 9주라는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물(주로 따뜻한 물)을 자주, 많이 마시면서 피부도 맑아지고,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 매일 50쪽 이상 읽기

비록 실패한 날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실천 과제이다. 실천을 막 시작한 1주와 2, 그리고 5주를 제외하면 거의 1주일에 5일 이상은 50쪽 이상을 읽었고, 이제는 매일 50쪽 이상을 읽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습관화가 된 과제이다. 50쪽 이상 읽기를 실천하면서 빛고을 독서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는데, 5월이 다 되기도 전에 벌써 악어코스 2,500쪽을 넘어서고 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특별히 상이나 상금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희비에 흔들리지 않고 사람들과 상황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통찰력이 생기는 것 같다. 다음은 50쪽 읽기를 실천하며 지난 3월부터 읽은 책 목록이다.

1. 별 볼 일 있는 녀석들
2. 땀 흘리는 글
3. 날 죽이지 말라고 말해줘
4.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5.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6. 장맛비 내리는 저녁
7. 인생의 역사
8. 저희는 이 행성을 떠납니다
9. 읽어도 도대체 무슨 소린지
10. 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11. 자기 앞의 생
12. 이상한 소리

 

. 타인에게 1가지 이상 배울 점 찾기 또는 감사하기

이 과제는 실천 첫째 주 하루를 제외하고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과제이다.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매일 일기쓰기를 통해 하루를 돌아보며 배운 점 혹은 감사한 점을 반드시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록했던 배운 점과 감사한 점에 대해 예를 들어 보면, 유머러스한 에너지를 지닌 최영숙 선생님, 3월에 이미 1200쪽 독서마라톤을 돌파했던 황지우 학생, 피곤한 주말에도 책을 읽는 남편, 잠을 이기지 못하지만 그래도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던 2반 채환이, ‘어스 아워를 실천했던 3학년 학생들, 커트를 하면서도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한 창평 예삐 헤어 사장님, 큰 수술을 받고도 의연했던 큰아들, 힘들었을 때 위로의 마음을 보태주셨던 유향미 선생님, 스승의 날 잊지 않고 연락해 준 제자들까지 60가지 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마음이 지치고 우울할 때 빼곡하게 기록한 내용들을 읽으면서 다시 에너지를 채울 수 있었다. 도전한 과제 중 가장 기분 좋은 실천 과제였다.

 

. 매일 메일 관리하기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들은 주변에 찾아보면 많이 있다. 분리수거나 쓰레기 줄이기, 자동차 보다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은 이미 열심히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색다른 과제를 고민했다. 그렇게 실천하게 된 것이 매일 메일 관리하기이다.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메일은 다음, 네이버, 구글이다. 그 중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다음 메일을 매일 들여다보며 쓸모없는 메일과 스팸메일을 매일 영구 삭제시키고 있다. 네이버와 구글은 3~4주에 한 번 씩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과제도 습관처럼 몸에 배어 하루에 2~3번 메일을 확인하면서 보관함을 비우고 있다. 눈에 당장 보이는 효과는 없지만 우리 일상생활 속에 주고받는 이메일 1통에 4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으며, 불필요하게 보관되고 있는 이메일함을 1GB 비우면 14.9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할 예정이다.

 

3. 실천에 큰 힘이 되어 주었던 멘토님의 영향력

9주 동안의 실천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학생들과의 약속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원동력은 최영숙 선생님과 강성진 학생의 애정 어린 응원과 조언이었다. 최영숙 선생님의 특유의 자상함과 따뜻한 응원의 말씀으로, 강성진 학생은 실천 기록을 꼼꼼하게 살펴서 칭찬은 물론, 나에게 필요한 따끔한 조언을 세심하게 전해 주었다. 두 멘토님의 응원으로 9주간의 길고도 짧았던 도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4. 활동 성찰

이번 도전과 성장 프로젝트는 지난 9주 동안의 도전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얼마나 변화 발전했는지를 알아보는 특별한 도전이자 실험이었다. 이 실험을 통해 나 자신의 약점과 강점, 그리고 긍정적인 변화 가능성까지도 알아볼 수 있었다. 술에 대한 의지는 상대적으로 많이 약한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한 것은 지키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2리터 이상 물 마시기, 책읽기와 꾸준한 기록을 통한 배울 점과 감사한 점 찾기, 메일 관리하기는 남들이 보지 않아도 실천할 수 있을 만큼 습관화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제 도전은 종료되었지만, ‘’, ‘타인’,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다양한 도전과 실천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 김지선뿐만 아니라, 꿈을 향해 도전과 실천을 멈추지 않는 각화중학교 3학년 모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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