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에토 모리)

 

'컬러풀'하면 화려함이 떠오른다. 이 책에서 '컬러풀'은 화려함 보다는 인생과 세상이 긍정과 부정 등 다양한 것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람도 서로 긍정과 부정의 관계를 맺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도 나쁜 영향도 끼칠 수 있다는 걸 상징하고 있다. 

 

이야기는 

지상에서 죄를 짓고 죽은 '내'가 추첨에 당첨되어 다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누군가의 몸을 빌려 수행을 쌓을 기회를 얻는 것으로 시작된다. 수행하는 동안 내 전생의 기억을 되찾으면 승천해서 다시 윤회가 시작되고.

 

내가 몸을 빌려 살아가게 될 사람은 사흘 전에 자살을 기도한 ‘마코토’라는 아이. 마코토는 친구들에게도 소외당하고, 바람을 피우는 어머니와 이기적인 삶을 사는 아버지, 마코토를 무시하는 형 때문에 힘들어했다. 게다가 마코토의 짝사랑인 히로카가 원조교제를 한다는 것을 알고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결국 죽음을 택했다.

 

나는 환생에 대한 큰 의지는 없다. 그러나 마코토의 상황을 알게 되고, 마코토에 공감하고, 가족들과 부딪치며 마코토가 보지 못한 히든 스토리를 듣게 된다. 어느덧 수행 마감일이 다가오고 '나'는 환생보다는 마코토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마코토를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코토를 돌려주려면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야 한다. 마코토에 기억속에 존재도 하지 않았던 쇼코를 만나며 자신이 마코도 였고, 자신을 죽였음을 알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 다른 사람들은 변하기 보다 감춰져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할만 한다. 결국 변한 사람은 '마코토'다. 

 

마코토처럼 

삶을 무의미하게 느끼는 아이, 가족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권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친구들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히로카의 원조교제 문제는 청소년들과 이야기 나눌만한 소재다.. 

 

(100) 좋은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구나.

이대로 죽어 버린다...

히로카. 엄마, 아버지, 심술궂은 형, 자라지 않는 키, 학교에서의 고독... 그 중에서 무엇이 가장 마코토를 궁지로 몰아세웠는지, 그런 건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 모든 것이 서로 뒤얽혀 하루하루가 점점 더 무거워졌고 그 무거운 나날이 쌓이고 쌓여 더욱 버거워져서 마침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어지게 된 것이겠지.

 

✎ '나'가 마코토의 상황을 이해하는 부분.

 

(140) 비참하다는 것은 점심 시간을 혼자서 보낸다거나, 교실을 이동할 때 혼자서 걸어가야만 하는 것을 뜻했다.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돌아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 일이었다.

 

(176) 내 내면에 있던 고바야시 집안의 이미지가 조금씩 색깔을 바꿔 갔다.

그것은 검은색인 줄 알았떤 게 흰색이더라는 식의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오직 한 가지 색뿐인 줄 알았던 게 잘 보니 참으로 여러 가지 색깔을 숨기고 있었다는 느낌에 가까울는지도 모르겠다.

검은색도 있는가 하면 흰색도 있었다.

붉은색도 푸른색도 노란색도 있었다.

밝은 색도 어두운 색도.

예쁜 색도 미운 색도...

각도에 따라서 어떤 색이든 다 보였다.

 

(184) 사람이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에서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는 법이다.

이 세상이 너무나 컬러풀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언제나 헤매곤 한다.

어느 것이 진짜 색인지 알 수 없어서.

어느 것이 자기 색인지 알 수 없어서.

 

(194) "하지만 개중에는 사오도메처럼 멈춰 서서 돌아다봐 주는 애도 있었어. 내가 단순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너무나 기뻐서 갑자기 기운이 났어... 사오도메와 친구가 될 수 있었으니까 어쩌면 또 다른 친구가가 생길지도 몰라, 한 명씩 늘어갈지도 모르지. 왠지 모르게 고등학교에서는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첫걸음을 늦게 뗀다 하더라도 이버에는 초조해하지 않고 뒤쫓아갈 수 있을 것 같으 느낌이 들어. 친구들과 여럿이서 떠들면서 학교에 가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어딘가 딴 데로 튀어 보기도 하고... 내가 고등학교에서 하고 싶은 건 그런, 정말 평범한 것들이야."

 

✎ 미술 전문고등학교를 진학해 보라고 권유하는 가족들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컬러풀 Colorful 국내도서 저자 : 에토모리 / 이송희역 출판 : 문학수첩리틀북 2004.02.25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