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새와 관 짜는 노인(마틸다 우즈)

출판사에서 지난 4월 책을 보내주셨다. 바로 읽고 소감을 나누어야 했지만 학기 초라 경황이 없었다. 방학하자마자 책을 들었다. 

표지가 인상적이다. 제목처럼, 달이 산등성이로 묘지가 보이고 옆에는 공작처럼 날개가 화려한 마리가 보인다. 아래로 촘촘이 들어찬 집들과 거센 파도를 날아다니는 은빛 물고기, 가운데 창가에서 바다를 바라 보는 소년이 눈에 띈다. 제목도 인상적이다 ' 짜는 노인'. 이야기를 짐작하기 쉽지 않다.

 

시대와 장소를 짐작하기 어려운 알로라 마을은 하늘을 나는 물고기와 구불구불 아름다운 골목길로 유명하다. 이곳에 살고 있는 목수 알베르토는 아내와 자녀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전염병으로 모두를 잃는다. 마을의 관을 짜는 사람도 전염병으로 죽어 알베르토가 직접 관을 가족들의 장례를 치른다. 자신도 죽으리라 예상하고 관을 만들었으나 전염병이 물러나고 알베르토는 관을 짜는 사람이 된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알베르토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 알베르토는 연고자가 없는 시신의 장례를 부탁받게 되고 자신의 관을 기꺼이 빌려준다. 그리고 엄마를 따라 몰래 찾아 소년을 알게 된다. 자신을 소유하려는 아빠를 피해 엄마와 함께 알로라 마을까지 소년 티토는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한다. 하지만 둘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고 티토는 죽 아이들의 자리를 대신한다. 하지만 둘의 사이에 위기가 닥친다. 그것도 여러 . 긴장감이 책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하튼 바다에서 날아온 물고기로 삶이 넉넉하고, 아름다운 별밤과 무지개색 새가 날아다니던 알로라 마을은 알베르토와 티토의 위기와 함께 가장 인간적인 곳으로 변한다. 현상금에 눈이 멀어 이웃을 신고하고, 부모는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며, 시장은 이를 부추긴다. 더 이상 물고기가 사람들을 위해 지붕으로 날아오지 않으며 마법 같은 별밤은 사람들의 횃불로 사라진다. 알베르토와 티토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마법의 공간, 신화적인 공간들이 인간의 공간으로 내몰리는 아쉬움이 잘 느껴진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계속 문을 두드린다. 그래서 이야기는 전설이 되고, 마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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