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송경아)

제목과 표지에서 예상되듯 같은 사람을 두고, 누나의 이성 관계와 의 동성 관계가 대비되는 이야기이다.

누나의 사랑은 이성 관계를 통해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서로 노력하기도 하고 가치관과 관점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라면, ‘의 사랑은 동성 관계이기에 고백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엄청난 비난과 함께 커밍아웃으로 인한 사회적인 벽 속에 노출되며 자신을 부정해야 하는 자신을 가두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야기는 동성애에 대한 누나에 대한 대비를 통해 성적 소수자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 드러낸다. 또 여러 사건을 통해 1인칭 화자인 주인공이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며, 따라서 동성애가 어떤 병적인, 또는 비정상적인 취향이 아닌, 타고나는 것이며, 본능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임을 편하게 들려준다.


그래서 다음 구절이 특별히 안타깝게 들렸다.

(59) 그래서 그렇게 했다. 알코올 중독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평생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면 알코올 중독이 되지 않는다. 게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타고나기를 게이로 타고났더라도 평생 남자를 좋아하지 않으면, 평생 남자와 연인 관계로 사귀지 않으면 게이가 아닐 것이다. 적어도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평생 사랑을 하지 앟을 것이다. 그쪽에 신경 끄고 것이다. 행여나 누가 볼까 무서워서 다짐을 어딘가에 적어 놓을 수는 없었지만, 나는 마음속에 이런 말들을 글자 글자 피눈물로 새겼다.

 

(132) "동성애자가 역겹냐고. 사람들도 그냥 사람을 사랑하는 건데 그게 동성인 것뿐 아니냐고. 그걸 옆에서 누가 역겹다 아니다 평가하느냐고. 그랬더니 오빠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걔넨 비정상이잖아.' 그러는 거야. 열받아서 '그럼 남자 동성애는 역겹고 여자 동성애는 괜찮은데?'"


한편 누나와 가 이끌렸던 가 마초에 우유부단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는 수준 이하의 남자였으며그런 남자를 누나와 가 첫눈에 반했다는 설정 자체도 사랑의 성장의 통과의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18. 8. 5.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
국내도서
저자 : 송경아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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