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음 시툰 안녕, 해태 1~3(싱고 글.그림)

 

페이스북에 청소년 마음 시툰서평단 모집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가 시툰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4월 초에 책 3권을 받고, 중순에 간단히 설문에 참여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활동은 마무리됐다.

지금은 책을 읽고 나서 한 달이 지났으니 좋거나 싫거나 분명한 감정만 남은 셈이 되었다. 그 사이 이 책은 초등교사 2, 중등교사 1, 중학생 여학생 1, 인문계고 여학생 1, 특성화고 남학생 1명 이렇게 6명과 돌려 읽었다. 평가가 좋았다. 내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웹툰은 중딩의 진로 고민, 친구와의 갈등, 첫사랑의 아픔,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잘 담았다. 거기에 천상계 동물 해태가 문학적인 시험을 통과해야 천상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을 통해 문학 작품을 바라보는 안내도 해 준다. 나름 해태가 동네 길냥이들과 어울리려 하나 텃세에 힘들어하는 부분, 해태가 미래를 기대와 다르게 결정하는 부분도 많은 메시지를 준다.

 

에피소드와 시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자체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를 만나는 마중물의 역할을 했다. 웹툰이 마중물을 역할을 넘어 시 해석의 다양성을 한정하거나 보편적인 해석을 방해할 수 있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작가의 말이 있었지만, 시를 특별하면서도 일상적으로 연결해 주어 오히려 시와의 만남을 더 편하게 해 주었다. 이 시툰을 돌려 읽은 다른 독자들(6)도 그렇다고, 재미있게 읽었다고들 했다.

 

대체로 중학생들의 생활을 잘 담았지만, 처음 읽을 때 고딩인줄 알았다는 반응, 그리고 중학교 1~3학년을 다룬 세 권의 이야기 중 3권의 스토리 전개에서 갑작스럽게 친구 간의 갈등이 해결되는 부분, 학교 생활이 마무리되는 부분은 아쉬웠다. 아마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시들을 엮으면서 3학년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어 스토리 전개에 어려움이 많지 않을까 그런 추측을 해 보았다.

 

내용적인 요소 외에도 요즘 학생들의 용어-프리퀄, 퀘스트, 금사빠-나 상황들도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고, 해태나 고양이등의 캐릭터도 귀여운 부분이 많았다.

 

*인상적인 부분

(1권-150)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니
시인의 발자국에 내 발을
포개어 본 것 같다.

주인공 잔디가 윤동주 박물관에서 시인의 삶과 시를 보며 표현한 부분이다. 문학을 지식이 아닌,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며 삶으로 만난다는 걸 자연스럽게 설득력 있게 말해 준다. 연결된 시는 윤동주의 서시이다.

 

(2권-093)

잔디야! 넌
시심이 뭐라고 생각해?
음, 내 생각엔...
상대방의 마음을
입어 보는 거라 생각해.
마음을 옷처럼 입어 본다라...
입장 바꿔 생각해 본다는 거겠지?
예를 들어..
<귤의 마음>
모공이 많다고 흉보지 마.
이래 봬도 나님은 비타민 과즙이 뿜뿜!

 

<야구공의 마음>
몸집은 좀 작아도
난 제법 거친 사람을 살았다네.
얼굴 흉터를 보라구! 후후.

천상계 동물인 해태는 문학적인 시험을 통과해야 천상계를 갈 수 있는데, 그를 통해 기본적인 문학이론을 이해하는 장면도 재미있다. 시심, 시점에 대해 아주 적절한 이야기였다. 웹툰까지 같이 보면 더 느낌이 온다.

 

(3-196)

그러니 잔디야. 잘 생각해야 해.
네 인생의 에너지 총량을 어디에 쓸 것인지.
자기가 좋아하는 걸 안다는 건
자기 감정을 안다는 거잖아.
난 네가 자기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3권은 중딩의 진로에 좀더 집중되었다. 이 부분은 마종화의  딸을 위한 시와 잘 연결되었다.

 

중딩 전체 생활을 다루고 있어, '내면의 문제'로 분류했다.

청소년 마음 시툰 안녕, 해태 1~3 전3권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신미나(싱고)
출판 : 창비교육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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