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국어교육의 길잡이(김주환)
- 행복한 책읽기/교육
- 2007. 2. 23.
1. 짧은 느낌
국어교육과정을 보면 5~7년마다 꾸준히 교육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고민해 온 듯싶지만 그 속의 보면 학문의 흐름에 따라, 정권의 요구에 따라 바뀌어온 인상이 강하다. 당연히 발전적인 개정 과정은 아니었으며 연구 결과 학문 영역이 분화할수록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내용도 더 실제보다는 학문중심적이며 분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다보면 그동안의 교육과정에서 문제제기했던 내용들의 지향점이 제1차 교육과정의 배경이 된 듀이의 경험중심교육과정의 내용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외국의 학문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때 꼼꼼하게 살펴야 했던 것은 아닌지, 그리고 지금은 그런 연구 풍토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는지 걱정스러웠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발달을 고려한(아이들의 흥미에 좀더 가까운 활동이었다) 활동 중심의 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는 내 수업에서 활동 속의 공허함이라든가 활동 후 내가 의도했던 어떤 능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디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것인지 내 수업의 목표나 방법, 내용에서 평가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뜨끔했다.
2. 난삽한 정리
이 책을 포함해 여러 이론서들의 내용을 모아보면, 국어과는 학년에 따른 위계 보다 프랑스처럼 '주기'에 따른 교육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국어교육의 목표는 언어 사용 능력을 신장하는 것이며, 이때 이 '능력'은 언어 상황을 둘러싼 총체적인 과정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표현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학문중심 교육과정에서 이야기하듯 그런 능력의 지식이나 원리를 습득해서 가능한 것은 아니고 실제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언어수단이나 상황 역시 통합적(=총체적)이어야 한다.
최근 교육과정의 배경이 되는 구성주의 교육과정은 지식이란 학습자가 구성하는 것이며 학습자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그런 능력 역시 교사의 해석과 함께, 능력을 습득할 수 있는 여러 전략의 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3. 기억나는 구절
(27) 국어교육의 목표: 중요한 것은 ‘언어 사용 기능 교육을 할 것인가가 아닌가’가 아니라 ‘언어 사용 기능 교육이 무엇이며 학생들의 언어 기능을 어떻게 향상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이다. 왜냐하면 언어 사용 기능이야말로 언어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능이기 때문이다.
(55) 국어교육은 학생들에게 살아 있는 언어를 경험하도록 해 주고 언어를 부릴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 국어교육의 목표를 언어 능력 향상으로 설정했을 때 언어 능력이란 언어의 내용과 형식, 수신자와 발신자, 상황 맥락 등을 고려한 총체적인 능력을 말한다.
(60) 국어교육의 내용: 인간의 의사소통 능력, 즉 언어 능력은 결국 어휘력과 문법 능력, 수사학적 능력에 의해 규정된다. 어휘가 세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담아내는 단위라면, 문장은 사고나 판단의 단위이며, 수사학적 능력은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담화 차원의 능력이다. 이때 담화 차원의 지식에는 일정한 사회적 행위 양식에 대한 지식(정보 전달, 설득, 정서 표현, 친교 표현)을 포함한다.
-64: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휘, 문법, 담화에 대한 지식(체계로서 언어)을 습득해야 하는데 이것을 실제로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수행으로서 언어) 통합적 활동을 통해 가능하다.
(65) 국어교육의 내용 체계:
-하는 지식: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활동에 관한 절차적 지식으로 기능, 전략
-아는 지식: 어휘, 문법, 담화 체계에 대한 지식(갈래 지식)으로 개념, 원리
-의사소통의 수단, 즉 매체의 성질에 따른 구분
(74) 국어교육 내용의 위계화: 학생들의 언어 능력 수준이 학년에 따라서 달라지기보다는 개인차가 많기 때문에 학년별 구분보다는 수준별로 구분해서 기술하는 경우가 많다.(외국)
-1주기(1~2학년, 언어 학습 준비 단계): 글말을 처음으로 습득하는 단계. 소리와 문자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즐겨 쓰고, 자신감 있게 자기를 표현하기
-2주기(3~5학년, 언어 학습 기초 단계): 전 영역에서 기초적인 지식과 기능을 익히도록 해야 하며, 상대방을 고려해서 자기를 표현할 줄 아는 시기
-3주기(6~8학년, 언어 학습 확장 단계): 폭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다양한 글을 통해 어휘력을 늘리도록 노력해야 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말과 글에 관한 관습 익히기
-4주기(9~10학년, 언어 학습 심화 단계): 사회적이거나 학문적인 주제에 대해 자기 나름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으며, 수사법을 활용해 자신의 표현력을 극대화
(79) 입말
-전략: 비언어적 요소의 중요함, 감정-신뢰-상대방 존중-예절 중요, 자기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거나 남의 말을 끝까지 듣고 서로 다른 생각을 조정해서 합의 도출하는 능력 중요, 듣기의 특성상 되묻기나 질문하기 사용, 말하기의 경우 자신감 있게 말하기, 유창하게(효율적) 말하기, 토론(차례대로, 논점에서 벗어나지 않기, 반대의견 존중, 합의)
-갈래: 둘이서 하는 말(대화, 친교 목적), 여럿이서 하는 말(회의-토론-토의, 문제 해결 목적), 혼자서만 하는 말(연설, 정보 전달), 에술적으로 말하기(문학)
-말본: 정확한 발음(여러 가지 소리 규칙)과 적절한 어투(존대법?)-아름다운 우리말.
(89) 글말
*읽기
-전략: 어휘력 확대, 분석적 읽기(겉뜻과 속뜻 구분, 내용 체계와 형식 체계:논리 전개 방법 등 구분), 비판적 읽기(분석한 내용을 종합해서 판단),
-갈래: 비문학적인 글(정보전달하는 글-핵심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 구분, 설득적인 글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 문학적인 글이 있음. 갈래는 반복 심화해서, 특히 비문학적인 글 중 논설문 부족.
-말본: 정확한 소리와 표기(음운의 변동), 어휘력 확대(새로운 어휘, 기존 어휘 분명하게, 비유적 상징적 의미 파악), 문법 지식
*쓰기
-전략: 글쓰기 기초 능력 갖추기(흥미를 가지고 자기 표현 연습, 상대방 고려하는 글쓰기), 다양한 갈래의 글쓰기 전략 훈련, 특히 9~10학년 시기에는 사회적이고 학문적인 주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글쓰기(세상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정보 바탕, 논리적인 글쓰기 능력, 다양한 수사법 구사하여 자신만의 문체 가꾸기)
-갈래: 문장이나 단락 쓰기→서사와 묘사, 설명(대상의 특징이나 구조, 속성의 중요한 정도)과 논증(논리적인 인과관계) 등의 서술 방법 체득→비유적 글쓰기(새로운 어휘의 창조), 다양한 문학적 표현.
-말본: 흥미를 고려한 철자법 교육→정확한 어휘 정보→문법적 지식(문장 쓰기-문장 단순화, 문장과 문장 연결, 문장의 논리 구조)
(121) 학생 중심 교육 방법에서 학생의 흥미와 필요를 존중한다고 할 때: 현재 학생이 느끼고 있는 흥미와 필요보다는 학생이 장차 느껴야 할 흥미나 필요, 교육을 통하여 학생에게 심어 주어야 할 흥미나 필요. 루소는 이것은 ‘자연성’이라고 했는데, 자연은 모든 종류의 시련을 가지고 어린이들의 체질을 단련시키므로 훗날에 견딜 수 있는 잠재적 요구를 말한다고.
(128) 교육방법 중 교사와 학생의 관계: 성장은 교육 내용과 학생의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교육 내용은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보다 질서 있고 바람직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 교사의 역할은 교육 내용을 학생들의 삶 속에 자리 잡도록 ‘심리화’하는 데 있다. 교사는 교과의 내용을 학습자의 ‘경험 발달의 특정 단계에 맞게 해석하는 것’에 있다.
(130) 교육 내용과 교사,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 교육 장면에서 작용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 작용이다. 결국 학생은 교사에 의해 선택되고 해석된 교과를 경험하는 것일 뿐이다. 이렇게 볼 때,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교과에 대한 교사의 이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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