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꿀 수 있는 즐거움

그토록 바라던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에도 교육 현실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여전히 동의할 수 없는 이유로 조합원을 징계하고 있고,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있으며, 2009 개정교육과정도 진행중이다.

하지만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혁신 학교’가 여러 학교에서 시작되고 널리 퍼질 것이기에 학교의 변화에 대한 기대는 높아져 가고 있다. 혁신 학교에 대한 연수와 세미나가 꾸준히 마련되고, 분회 총회 자리에서나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혁신 학교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혁신 학교에 대한 상이 구체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리적, 재정적 지원이 대폭 이루어지더라도, 교사의 헌신을 바탕으로 성패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머뭇거려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목 안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러다 지부에서 주최한 ‘일꾼 연수’에서 혁신 학교 이야기를 들으며 논의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 것 같다.

강의를 들으며 ‘교사들의 본연의 임무는 학생이 배움에 참여하도록 하는데 있다’는 말이 크게 마음에 와 닿았다. 내가 가르치는 많은 내용이 진정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입시 게임’의 판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경쟁용’으로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 역시 배움 자체보다는 소모품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고, 가르치고 배우는 모든 주체가 분열되고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따라서 우리 교사들이 혁신하려는 것은, 학교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것이 배움의 과정인 ‘배움 그 자체’로 가기 위한 과정일 것이다. 가르침과 배움에서 분열되지 않고, 교과와 학생 생활을 통해 이루려 했던 꿈을 구체화하고, 다른 선생님들의 꿈과 소통하며, 함께 그린 총체적인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과정일 것이다.
이번 방학부터 다른 학교의 이야기도 살펴보고, 선생님들과 서로의 꿈을 나누고 구체적으로 그려 보고, 실천하다 보면 꿈이 현실 가까이 와 있을 거라 믿는다.


꿈꿀 수 있는 즐거움,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우리 눈앞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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