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


대체로 범생이 많은 우리 친척들 중에 좀 특이한 사촌 동생이 하나 있다. 물론 내 기준이겠지만.

동생이 영문과를 진학한 것도, 어느날 '카투사'를 지원해 근무한 것도,
그리고 얼마 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아르바이트하며 생활하여 잘 지내고 있고 생활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국으로 떠날 수 있을까?
그러고 생각해 보니, 기회는 주어지는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 생각에 이르러 동생의 적극성이 참으로 놀라웠다.

외국으로 훌쩍 떠나는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여행을 좋아한다.
낯선 상황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아이가 아직 어려 여행을 할 수 없어,
책이나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 속에서 자극 받고 나를 돌아보곤 한다.
그렇지만 결국은 나를, 나와 익숙한 것을 발견할 때가 더 많지만..

아버지 회사로 미국에서 1년, 그리고 스웨덴에서 생활하게 된 하영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게 부러웠지만 그 속에 수없이 많은 낯선 상황을 경험하면서 당혹해 했을 모습도 함께 떠오르면서,
그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하영이의 모습이 참 대견스럽다.

외국을 통해 우리 나라를 바라보게 하는 책을 읽을 때마다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그러니까 우리 나라는 문제가 있는데 이런 현실 속에서 살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한다는 것인지..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우리의 삶이 나아지고 있지는 않은지..

지난 번 전국국어교사모임 연수 때 전대 김상봉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샀던 '학벌사회'라는 책을 읽어야할 시점이 온 것 같다. 

<밑줄 긋기>

(128)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주먹을 꼭 쥐고, 그 꼭 쥔 주먹 속에 무엇인가를 품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고 아빠가 말할 적이 있다. 나 역시 작은 주먹이지만 뭔가를 꼭 품고 태어났을 것이고, 이제는 그 작은 주먹 속에 품고 있던 것을 제대로 꽃피울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새로운 학교 에즈베리 중에서)


(138) 이번 현장학습은 책상 앞에 앉아서 글만 읽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스톡홀름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의 친구들도 자신이 사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역사와 지리를 배우는 기회를 자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배우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나 마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도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일이다.(스톡홀름의 피바다를 가다 중에서)


(172) 무작정 숨기고 부끄러워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숨기기만 하면 결국은 그릇된 방법으로 정확하지 못한 상식을 갖게 될 뿐이다. 상처가 났을 때 밴드를 붙이면 우선은 상처가 가려지고 덜 아픈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그 상처가 짓물러 상처를 더 악화시킬 뿐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리누스 선생님과 러브박스 중에서)


(191) 억지로 스웨덴의 교육 방식을 찬미할 생각은 없다. 또한 한국의 현실적인 교육 환경을 모조리 부정하며, 스웨덴의 교육 현실과 대입하여 우격다짐으로 트집 잡을 생각도 없다. 다만 내가 느끼기에 스웨덴의 교육 방식이 보다 인간적이고,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이기에 오랫동안 건강한 복지국가가 유지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스웨덴의 학교 프로그램과 진로 선택)


(242) 국가마다 사정이 있기 때문에 절대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적은 숫자로 나름대로 효율적인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스웨덴을 보면서 훨씬 많은 경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흉악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국 경찰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론 흉악 범죄가 끊이지 않는 데는 경찰의 힘만으로 책임질 수 없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있게지만.(경찰관 카레 아저씨 중에서)

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이하영
출판 : 양철북 200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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