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의 희망과 미래 혁신학교(성열관)

(6) ‘잘 교육받은’ 아이들은 미래의 시민으로서 자신이 행복하며, 타인의 복지에 신경 써주며,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며, 생태적이고 평화로운 지구를 위해 봉사하며, 정의롭고 평등한 공동체의 일원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잘 배워야 하며, 잘 보살펴져야 한다.’

✎ 우리가 길러낼 아이들의 올바른 미래의 모습이다. 내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이 과연 이런 모습일까 생각해 보면 우울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참교사가 아닐까?


(22) 한편 교육의 계급, 계층화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저항해야 할 당사자들은 자녀문제에 대한 ‘이기적 의사결정자’로 파편화되기도 한다.

✎ 앞으로 모든 교육개혁의 걸림돌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자본주의가 내재화된 모습이 아닐까?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것도 우리 안의 천박한 이기주의 아니었던가? 앞으로 모든 문제에 가장 힘든 장애물이 될 것이다. ‘내 아이’를 넘어선 ‘우리 아이들’을 함께 길러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혁신학교의 시작일 것이다.


(28) 학생들은 어떻게 배움에서 소외되는가?

1. 수업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라 멍하니 앉아 있기

2.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

3. 점수로 표현된 것 이외의 중요한 교육목표(민주적 시민성, 인권, 배려, 심미성, 고등사고능력, 창조성 등)를 달성하기 위한 기회를 갖지 못하는 상황

4. 배운 것의 가치를 오직 상급학교 진학 기회와 교환하고자 하는 열망에 두는 경우

5. 절대적 기준으로는 잘 배웠다고 볼 수 있으나 상대적 서열에 의해 열패감을 느끼는 경우

6.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탈락하는 사례

7. 학생의 통찰력이나 인권의식이 학교 구성원의 평균보다 높아 기존 학교에서 적응할 수 없는 경우

✎ 이 기준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내 교실의 90%를 넘어서는 것 같다. 절망감... 심지어 4번과 같이 배움의 목적을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한 협박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나는 참 부끄러운 교사다.


(39) 학교혁신 1.0 버전은 자발적이고 능력 있는 교사들에 의해 가능하며,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내 학급, 내가 가르치는 교실에서부터 책임지고 혁신을 창출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경우에도 교사 개인의 우수성(나는 이것을 ‘히어로’모델이라 부른다)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평범한 교사도 학교혁신의 교육적 의의에 동조한다면 실천할 수 있는 평이한 매뉴얼이 개발되어야 한다.

✎ 지금 딱 내 수준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2학기에는 조금씩 흉내라도 내보고 싶다. 동료성을 친목의 수준이 아닌 전문가로서 교사들의 모임을 만들고 싶다.


(52) 본래 공감적으로 소통하면서 학교교육에 협력해야 할 교사와 학부모가 이제, ‘교육 공급자’와 ‘교육 소비자’라는 잘못된 구도로 만나게 된 것이다. 물론 교육 소비자가 우위에 올라서는 구도가 필연적이었다.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하여 학교를 민주화하려던 학운위는 시장원리에 의한 개혁이 전면화되면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 이제 학부모는 두려워 마지않는 교육 민원의 주체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의를 강하게 제기하는 소비자가 되어 버렸다. 교육이 과연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의문을 두기도 전에 교사와 학부모는 상하관계(어떤 학교에서는 학부모가 위에, 어떤 학교에서는 교사가 위에 있는)로 변질돼 버렸다. 


(57) 소비자 선택권이라는 경제학적 효용원리가 아니라, 교육학적 발달원리에 의해 개별적으로 작성된 학습 계획서에 근거하여 개별적인 교수-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이다. 교사가 발달 전문가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습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학습계획을 수정 보완하여 개별적 교수-학습을 실행하도록 한다. 특히 발달이 빠른 학생과 늦은 학생들이 함께 학습하는 교실에서 ‘느린’학생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 핀란드식 교육방법! 정말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


(62) “공감적 소통과 ‘감정’나누기”- 독일 혁신학교인 헬레네랑에의 ‘월요아침 모임’

만약 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을 때 웃음거리가 되거나 모욕감을 느끼게 된다면 그 이후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학생은 없어질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도 경청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나중에는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게 되고, 수업에서도 그 태도가 이어진다.

✎ 혁신학교를 공부하며 가장 크게 와 닿는 것이 바로 ‘경청’의 태도이다. 유럽의 아이들처럼 경청의 학습 경험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 한 번 ‘경청’과 그 활동에 들어 있는 철학을 강조하고 가르치고 싶다.


(68) 한국은 초등학교 단계에서 지나치게 자유분방하며 듣기보다 ‘말하기’즉 ‘발표’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발표를 중시하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면 반대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일제식 강의를 경청하도록 요구받는 것이다. 발표를 권장받다가 갑자기 경청과 침묵을 요구받게 된다 ~ 특히 한국에서는 민주화 이후, 자기주장과 자기표현이 기존의 ‘지덕체’에 추가된 교육 목적으로 강조되었다. 여기에 경청하는 태도와 습관을 추가해야 한다. 경청이란 상대방에 대한 인격적 배려를 당연히 전제하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경청이란, 연대성이 높은 사회적 관계가 아니면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역시 경청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깊게 공감이 되는 대목이다.


(71~72) 혁신학교의 특징

1. 배움은 시험점수 따기 위주의 일제식, 경쟁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학습이 의미와 성장의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2. 돌봄은 교사-학생 간에 배려와 존중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고, 이를 통해 학생의 전면적 발달을 도모하기 위한 조건으로서의 보살핌이다. 한편 돌봄은 교육복지의 차원에서 이해되기도 한다.

3. 책임교육은 한 아이도 소외되지도 않고 잘 배울 수 있도록 협력과 참여의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4. 공동체는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주의와 신뢰를 기반으로 모든 학생들이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터이다.

✎ 혁신학교에 대해 이것만 기억해도 좋을 듯!!


(78) 성적이 높은 학생은 우정과 책임감으로 도움이 필요한 동료 학생들을 도와주고,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을 발전시킨다. 가정 배경이 열악한 학생들은 교사들의 배려와 지원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키워나가며 스스로의 복지를 주장하고 구현할 수 있는 자신감과 권리 의식을 배운다. 예술성, 과학적 탐구력, 자신감, 창조성, 유능한 의사소통 능력, 인문학적 통찰력, 권리 의식 등 주요한 교육성과를 달성하는 데 있어 어떤 학생도 차별받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학교 학생들은 모두가 우수하다.

✎ 정말 멋진 이상형~ 혁신학교는 종교가 돼야 할 듯... 이렇듯 단호한 설교를 들은 적이 있는가? 학교를 이만한 천국으로 묘사하는데, 혹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88) 혁신학교는 지필식 평가의 비중을 줄이고 수행평가 또는 참평가를 강화한다. ~ 전문가로서의 교사는 가르친 것을 평가하고 그 결과는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기 위해 향후의 수업계획이나 차기 목표 설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 ~중등학교는 학교가 준비된 정도에 따라 수행평가 비율을 현저히 높인다. 중등학교에서는 토론, 포트폴리오, 창작, 문제해결 과제, 논술, 프로젝트 학습, 실험 관찰 등 다양한 수행평가 방법을 활용한다.

(89) 석차제도는 교육과정과 수업을 왜곡하는 경향이 강하고 또 석차제도가 있는 국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적어도 중학교까지는 석차 산출 훈령을 폐지하고 등급별 평가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 혁신학교 수업을 하는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평가에 고민이 많다. 현재 입시체제 하에서 평가가 올바로 서기는 힘들 것 같다. 


(92) 혁신학교 교사들은 실천연구 그룹이나 교사학습조직을 자발적으로 결성한다. 실천연구를 통해 혁신학교 교사들은 교사 개인 또는 학교가 당면한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로서 현장 개선 자료를 생산할 수 있다. 또는 교사학습 조직이 자생적으로 생겨나 교육활동을 상호 성찰하고 교육전문성을 높인다. 일부 교사들은 자신들의 흥미와 요구에 따라 현대교육철학의 흐름이나 인문사회과학에 대해 정보와 인식을 공유한다. 

✎ 우리 발돋움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하지만 문제는 단위학교에서 연구회를 조직하는 것일게다. 


(98) 많은 교육개혁은 요컨대, 학교에 +∝를 추가하기만 하면 수업이 바뀌고 교육이 바뀔 것이라는 믿음에 바탕을 둔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수단이 ‘교원평가’였다.  

~ 특히 수업은 개별 교사들의 노력만으로 불충분하며, 학교 자체의 내부적인 역량 축적과 집단적 실천의 과정 없이는 결코 혁신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왜 학습공동체로의 전환이 필수적인지 여기서 확인된다.

~ 조현초등학교가 성공한 이유는 바로 교사들에게 있다. 교사들의 열정에 의한 내적 역량의 분출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교사들의 열정이 분출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점부터는 ‘시스템’속에 혁신이 축적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열정이 식으면서 혁신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 교사들의 내부적인 역량과 집단적 실천,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시스템까지. 삼 박자를 갖추면 학교가 바뀌고, 아이들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107) ‘장악력’있는 교사가 수업 효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구성주의’에 입각한 교육과정의 실현과 거리가 먼 행동주의 시대의 방식이었다.

✎ 수업 장악력에 대해 성찰하게 한 대목이다.


(112) 배움결핍증 ↔ 배움기피증 

✎ 수업의 임상이 필요한 이유, 교사가 의사가 되어 배움기피증을 치료해야 하기에


(119) 특목 교육체제(특수목적고 리그) 속에 편입된 학생들은 일류대학을 예약한 상태에서 혼자만의 공부에 몰두하지만 배움의 기쁨을 느끼지는 못한다. 반면 자기주장과 권리에 강하지만 공부는 기피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학생들이 탄생하고 있다.

✎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이 불쌍해지는 대목


(133) 전문성의 한 부분으로서 공감적 소통 능력이 필수적이다. 혁신학교의 리더십이 단순히 관리나 행정, 경영자 상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다. 공감적 소통의 능력이란 현대 사회에서, 복지 및 심리 상담이라는 영력으로 모아져 있다. 결국 상담사나 복지사가 하는 일이 분명한 것이다. 감정까지 나누는 공감적 소통으로 온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수행하면서 보족했던 돌봄을 상당한 정도로 감당했기에 교육복지투자우선지구 학교의 사업에서 그나마 성공적인 부분이 있었고, 그 일부가 혁신학교에 계승된 것이다.

✎ 우리 학교도 교복투 학교인데... 어느 정도 멍석은 깔린 것인가?


(140) 혁신학교를 시작하기 위해서 교사들은 자신들은 물론 학부모, 지역사회 대표자들과 소통하면서 래포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혁신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에서 시작하여 래포 형성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 장곡중 교사들은, 3월 초 1~2주 정도를 향후 수업을 위한 ‘초기 조건’의 형성 시기로 보낸다. 초기 조건을 잘 형성하면 1년이 편하다는 생각을 교사들은 모두 하고 있다. 이것을 더욱 확장한 것이 혁신 학교 초기의 ‘집단적 래포’형성과정이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단지 ‘교과 수업’을 제대로 하기 위한 준비기간 정도가 아니라, 학교 재구조화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기간이기 때문이다.


(141) ‘솔선수범’은 공감적 소통과 협력적 민주주의가 실현된 혁신학교의 리더십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여기에 ‘줄탁동시’를 위해 효율을 내려놓는 ‘인내’도 아울러 필요할 것이다. ‘교학상장’은 학습조직으로의 전환을 중심으로 학교문화를 바꾸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리더십 요소이다.

✎ 진정성과 소통을 위한 노력...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와 래포를 형성하게 한다. 


(148) 공부의 세계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것에도 부딪치지 않고 스스로를 깨닫지 못하는 세계이며 쾌락보다는 고통을 존중하고 비판보다는 순종을, 창조보다는 반복을 중시하는 세계였다. 공부의 세계는 장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세계이며, 그 희생의 대가를 재산이나 지위, 권력에서 찾는 세계였다. 또한 공부의 세계는 사람과 사람의 끈을 끊어버리고 경쟁을 부추겨 사람과 사람을 지배와 종속관계로 돌아가는 세계였다. 지금의 아이들은 이러한 공부 세계의 바보스러움을 잘 알고 있다.

✎ 기억하고, 메모해 두고 싶은 구절이다.


(157) 진정한 교육이론가들이 말하는 ‘진정한 성취’

1. 지식의 구성 : 교과서에 나와 있는 형태로 지식을 재생산한다기보다 분석, 해석, 통합과 평가를 통해 지식을 사용하거나 조작하는 것

2. 학문적 탐구 : 많은 사실을 피상적으로 아는 것보다, 제한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결론을 표현하기 위해 정교화된 의사소통의 형식을 사용하는 것

3. 학교를 넘어선 가치 : 학교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 개인적, 미적 또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담화, 작품, 그리고 수행(활동)을 산출하는 것

✎ 수업주제나 목표, 활동을 정할 때 참고해야겠다.


(170~171) 한국에서는 모든 평가를 고사 혹은 시험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고착된 것이고 이런 이유로, 교사에게 평가권이 있다는 담론은 고작, 교사가 문제를 ‘출제’하는 정도로 좁혀지는 것이다.

(2011년 상반기 서울시교육청 초등학교 중간고사, 기말고사 폐지 부작용)

✎ 이번 연수에서도 거론된 내용이다. 교사 스스로 전문성을 지키지 못하는 부끄러운 사례라 생각한다. 이런 경우를 보면 과연 대한민국에서 혁신학교가 파급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것도 가장 큰 장애물이 교사가 아닐까 하는, 그런 무서운 생각이 든다.


(203) 혁신학교 연수의 초점

1. 다양한 연수가 필요하지만 학교 자체 연수가 가장 효과적이다.

2. 학교 자체 연수는 교사 전문성 공동체의 구축과 그 속에서의 실천 활동과 병행되어야 효과적이다.

3. 교사의 자신감을 높여주는 것이 혁신 마인드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 공감!


(215) 서울의 상원초 이용환 교장님은 사토 마나부 선생의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고 한 학교혁신 모토를 한국 상황에서 “학교가 바뀌면 수업이 바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단지 언어적 센스가 아니다. 학교장이 학교를 협력적 교육공동체로 전환하는 데 장애가 된다면 수업개혁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실천적 통찰력이 묻어나는 이야기다. 나는 이러한 체험들로 인해 학교혁신의 조건은 상당 부분 학교장에 달려 있다는 것을 확신하였다.

✎ 이번 연수에서도 들은 이야기다. 교사들이 수업에 올인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주변에 있는 혁신학교 교사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혁신학교
국내도서
저자 : 이순철,성열관
출판 : 살림터 2011.05.09
상세보기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