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도 쉼이 없습니다. "새로운 가르침을 위해"

집이 시골이다 보니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어제 "방학을 교육적 연수보다 실질적 휴가로 인식(연합뉴스 2010.08.31)"이라는 기사를 보고 순간 울컥했습니다.

대학 연구 교수의 보고서였는데요, 학기 중 업무 부담을 먼저 줄여야한다고는 했지만 기사의 초점은 방학을 연수기간이 아닌 휴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방학이라도 쉬지 않으면 우리 교사들의 마음은 황폐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소중한 방학, 선생님들께서는 어떻게 보내셨어요?
저는 학생부장하며 특별교육이수기관으로 활용했던 ‘금란교실’에서 학생 인권, 청소년의 심리, 성격 검사, 직업적성 검사를 해 보며, 제 자신과 아이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북경에서 열하와 내몽골로 이어지는 "열하일기" 문학기행을 다녀오며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연대의 힘을 느끼고 왔습니다.

하지만 전남지부에서 주최한 ‘배움의 공동체’ 연수는 지금도 제 마음에 많은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수업을 통해 행복하게 변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시험 문제로 출제하겠다는 협박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휘어잡는 목소리보다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각종 업무 분장에 따른 잡무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더해 보충 수업(심하면 심화수업)이나 방과후 활동 등으로 본 수업에 충실한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업을 혁신하자는 혁신 학교들이 엉뚱하게 방과후 학교에 치중하는 경우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공부하는 방법, 즉 방법적 지식을 가르친다고 생각해 왔는데, 많은 부분이 검증된 지식을 주입하는데 치중했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주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나름의 방법도 함량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배우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교사가 안고 있는 많은 짐을 내려놓자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미 지식은 합의•정제될 수 없고, 그래서 학교의 범주를 넘어섰다는 인식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교사들은 두발이나 용의규정이나 취양으로 보이는 예절을 통제하며 교사의 역할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답답함을 느낍니다.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지식으로 아이들을 휘어잡기엔 한계가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지식을 둘러싼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아이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중계자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변에 “새로운 학교” 연수가 많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학교의 모습을 같이 그려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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