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게 되었다. 제목처럼 내내 '그치지 않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주인공이 여행 아닌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처음엔 형과 함께 하는 여행이어서 무척이나 의아했다. 고교 자퇴를 하고 형과 함께 하는 여행을 떠난다니, 게다가 형과 성향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는데... 여행을 하는 도중 많은 인물을 만난다. 마치 부조리극처럼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선문답들이 오고가는데, 코드가 맞는듯 맞지 않는듯 하면서 대화가 이어져 나가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과거 의사였던 가수, 치매에 걸린 할머니(미세스 산타클로스), 노숙자, 목사, 풍선을 나눠주는 여자 광대(코가 파란), 기차에서 만난 대장과 판다, 그리고 19번! 아픈 기억을 하나씩 ..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삶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슬퍼하는 방법이 있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니은'이는 그 슬픔을 감당하기가 힘들다. 슬프지만 그걸 풀어낼 힘이 없다. 그러면서도 열일곱 살, 주민등록증은 있으나 여전히 미성년자인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어른이 되는 것인지 고민이다. 에는 여러 사람들의 저 마다의 상실감이 풀어진다. 열 살 남짓한 때 정들여 키웠던 개를 잡아 먹은 아버지로 인한 상실감과 슬픔, 처용의 전설이 남아 있는 포구가 대규모 정유소를 개발되면서 자연과 고향과 삶을 일허버린 슬픔, 한평생을 고래잡이 어부로 살았으나 더 이상 고래를 잡을 수도, 고래와 한 몸이 될 수도 없는 슬픔, 남편과 아들을 잃고 살아가는 슬픔들. 그 슬픔들은 하나같이 결정적 계기가 있고, ..
갑작스러운 교통 사고로 아빠는 아내를, 아이들은 엄마를 잃는다. 그 충격으로 가족은 가족이라는 의미에서 표류하고 만다. 아빠는 자신만의 상처만 생각하며 일방적으로 바다 여행을 추진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아이들은 엄마와 있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엄마의 빈자리를 채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실종으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고, 벤은 동생들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건 무모한 항해를 한다. 운 좋게 도움을 받게 되고, 다시 만난 가족. 그러나 권위적이고 이기적인 아빠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큰아들 벤. 하지만 그런 아버지와 자신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아 아빠를 이해한다. 엄마를 닮아,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둘째 아들 딜런과 다섯 살 제리까지, 4명이 있어야 가능했던 항해를 통해 가족은 방향을 찾고 인생의 ..
홀로 남겨지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남겨졌다고 말할까. 끊임없이 엄지손을 움직여 문자를 보내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컴퓨터와 티비를 보고, 그런 것들이 없더라도 밖은 충분히 소란스러워 홀로, 남겨진다는 느낌을 받긴 쉽지 않다. 도시를 벗어나면 먼저 폐부 깊숙히 공기를 느끼게 되고, 도시의 소음에 묻혔던 수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밤이 되면 내 눈이 허락하는 한 많은 별들을 마주하게 된다. 곧 내면의 나를 만나게 된다. 우린 홀로 남겨진 나와 대면하는 순간이 참으로 어색하다.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몇 마디의 문자나 무언가를 소비하면서 나를 확인하고 있다. 노쇠한 할아버지와 떠나는 마지막 휴가이자 이별 여행. 할아버지 고향으로 떠난 여행에서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리버보이라는 그림을 완성하고 싶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