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등 법원 단지 앞 꽃마을 비닐하우스촌’. 법원과 검찰청 앞에 무허가 비닐하우스촌이 버젓이 서 있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의 속성을 보여주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악한 비닐하우스촌이기에 재미있는 추억이나 신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부인을 때리는 남편, 정신을 놓은 끝네 할머니, 자식을 두고 외국으로 떠난 혜미 엄마, 그래도 왕성했던 한때를 술잔 속에서 찾는 여러 아버지들, 준비물하나 챙길 수 없어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에 갈 수 없는 윤제와 또래 친구들에게 얼마나 좋은 일이 있겠는가. 가난에 쫓겨 서울까지 떠밀려 온 윤제는 그래도 강원도에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며 성적도 좋은 아이였다. 하지만 서울에서 비참한 가정환경에 변변히 준비물 하나 제대로 챙겨가지 못해 수업에 ..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이다. 특히 책의 내용이 4월 주제분과에서 추천한 '봄바람'과 비교해서 읽어볼 수도 있어 그 재미를 더할 수 있으리라 본다. 책 내용에는 다분히 발칙한 내용이 많다. 가출을 부추길 수도 있고,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고민스러워하는 부모들에게 반항하는 측면도 강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어머니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형제들을 비교대상으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자신을 생각해 볼 겨를도 없는 우리들에게 정말 '내가 누구인지'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절실한 만큼 대상을 특별하게 한정하고 싶지 않다. 부모의 욕심에,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는 모든 우리 중·고등학생에게 필요한 내용이며, 굳이 특별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부모의 기..
이 책과 를 연결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장소설들이 작가의 삶과 크게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그렇고, 소설의 내용도 연결되는 점(선우나 훈필이가 나이 또래에 비해 웃자라 있다거나 그래서 똑같이 외로움을 느낀다거나, 주변 사람들의 문제 따위)이 많다. 에서 눈에 띄는 상황은 ‘염소를 통한’ 사랑과 희망, 좌절과 성공을 위한 가출, 가출이 실패하며 훌쩍 큰 정신적인 성장에 있다. 이때 염소는 훈필이의 꿈 자체(푸른 목장, 가축을 키우는 연습)일 수도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농고를 진학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 희망은 봄바람처럼 갑자기 일렁이는 기운일 수도 있어 항상 좌절을 안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봄바람처럼 매번 돌아오고 우리는 좀더 구체적인 희망과 이상을 꿈꾸며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