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배고픈 시절을 살지는 않았다. 하루에 한두 번은 라면이나 수제비를 먹어야 했지만 당시 아이들 꿈이 그렇듯 과학자나 선생님을 꿈꾸었던 시절이었다. 이 책을 읽을 우리 아이들도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회가 만든 분위기 대로 열심히 소비하거나 부족하면 부모님과 협상을 거쳐 소비할 수 있는 기회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어린 시절의 모습은 아닐까. 는 많은 것이 넉넉한 우리 아이들에게 가난 했지만 사람 냄새와 추억만큼은 풍족했을지도 모를 색다른 경험을 보여준다. 항상 배고팠기에 특별한 욕심 없이 신나게 놀면서도 그것으로 얻어먹을 수 있었던 거지가 꿈일 수 있었고, 다들 비슷한 형편이라 가족 같았던 이웃집 친구와 가족들의 이야기, 곡식을 얻어올 요량을 떠난 아버지 고향 사람들과 추억, 누..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시리아 학생의 이야기이다. 세계 지리 시간에 몇 번 들어봤음직한 ‘다마스커스’를 배경으로 우리 나이로 고등학생 정도에 해당하는 주인공의 성장담이 일기 형식으로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1. 살림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교훈적인 이야기. 2. 민중의 삶과 동떨어진 34번의 정치적인 구데타, 그러나 그것은 우리 현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모두의 삶을 억압한다. 3. ‘기자’가 되고 싶은 소년은 할 말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을 시도한다. 실천적인 지식인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4.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운명처럼 뒤집어 써야 할 굴레가 있는 것이 아니라 두드리면 열린다. 5. 어느 곳이고 학교는 학생의 성장을 돕기 보다는 국가, 사회, 교사 개인의 사고를 주입하는 ..
1권만 읽고. 비디오 가게에는 비디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만화책, 할리퀸 문고, 여러 잡스런 소설책이 있다. 비디오 가게에 가는 이유가 뻔하다고 할 때 거기에 있는 모든 것들도 형식만 다르지 결국 똑같은 목적으로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놈은 멋있었다"를 내 돈을 들여가며 읽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 것을 사 보거나 빌려보는 것 자체가 이런 류의 소설이 비빌 언덕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평소 잘가던 비디오가게에서 다행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이 너덜너덜하고 군데군데 테이프로 붙인 자국도 있다. 주인 아저씨는 이번이 59번째 빌려가는 것이라고 한다. 음.. 꽤 읽었다는 이야기인데... 이 책을 읽는 동안 토할 것 같이 속이 이상하고, 가끔 소름이 돋기도 했다. 또 1권을 읽고 잠자리에..
자신의 희망을 발표하는 시간에 대개의 아이들은 이런 말을 한다."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등.'좋은'이란 단어가 갖는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대개의 것에 이 수식어를 즐겨 붙이는 이유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교사와 부모, 학생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좋은, 교사,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내용과 방법에서 많은 이야기 거리를 제시해 준다. 주인공은 모든 문제와 주제에 대해 개방되어 있는 찰리의 가족을 통해, 또는 학교에서 배운 이웃 사랑, 봉사, 정직, 양보 같은 참된 가치와 도덕을 끊임없이 현실에 적응시켜보고, 그런 이념과 현실 사이에서 발견되는 괴리에 대해 '왜?'라고 질문을 던진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
모임에서 홍세화 님의 책 와 로 독서토론을 계획하였다.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뚜렷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줄거리를 요약할 수도 없고, 아이들 수준에 딱히 맞는 글도 아니라는 생각이 주된 것이었다. 또 사회적으로 뚜렷한 호응을 받았던 이 글을 학교 안으로 끌고 들어갔을 때의 논의 방법도 고민되었다. 지금도 우리 교육청은 정보통신윤리 운운하며 4.3 항쟁 사이트조차 접근할 수 없도록 해 놓았으니. 시간이 담보되면 더 충실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모임이 보충해 주리라 믿는다. 독서토론과 독서지도방법을 고민하면서 이 책이 학생들에게 어렵고(실제로 홍세화씨 홈페이지에는 어렵다는 그래서 줄거리를 가르쳐달라는 학생들의 ..
모든 인간은 별이다.별은 때가 되면 어머니를 통해 사람이 되고, 사람은 때가 되면 다시 별이 된다. 그래서 누가 죽었거나 태어났을 때 밤하늘의 별을 보면 못 보던 별이 하나 더 생겼거나, 또 있던 별이 사라진다. ‘유성’은 바로 별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다소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람의 이야기에는 별들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녹아 인간 세상에서처럼 이치를 따지거나 자로 재는 것이 의미없게 된다.그래서인지 한스럽거나 고통스러워 보이며, 짠한 일들도 처절한 리얼리티로 부여받기보다는 인간세상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살만한 이야기 거리로 보여진다. 인간 세상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그것이 지금은 없다. 특히 현대사회의 정점을 보여주는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