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기와(차오원쉬엔 지음)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내면의 문제로 고민할 때
- 2006. 10. 2.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까만기와’는 ‘빨간기와’의 후속편이며, 까만기와 빨간기와는 고등부와 중등부를 의미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겹치고 경험의 공유를 전제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까만기와에서 만나는 주인공 ‘임빙’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문제는 ‘빨간기와’에 대해 범위나 깊이에 상당한 차이를 느끼게 보게 된다.
(‘빨간기와’를 읽을 때에는 다른 성장소설에 비춰 빨간기와만의 특징을 살펴보며 느끼면 됐는데, 까만기와가 읽을 때에는 다른 성장소설과의 차이점 외에, 전편 빨간기와와의 차이점까지 살피게 되는, 아니 눈치보게 된다. 하지만 이 공간은 까만기와를 위한 공간이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빨간기와는 잠시 잊고 싶다.)
이 차이가 까만기와를 덮고 나서 내마음을 서글프게 한 것 같다.
까만기와에서 그리고 있는 삶에 대한 어떤 공감 같은 것이 나에게 있는 것 같다. 사실 지금이야 대학을 졸업하는 25살 내외까지는 사회적인 책임과 의무를 유예해주는 것이 일반화되었지만 우리 학부모들의 시대만 하더라도 중학교 졸업을 기점으로 공부를 더 하는 사람,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하는 사람,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의 일상은 달랐다.
다행히 사정이 좋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사람에게야 특별한 문제없이 학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었겠지만 중도포기해야 하는 형편에 놓인 사람들에게 졸업은 곧 사회로 편입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다만 사회주의 경제체제인 나라라서 좀더 분명한 역할분담(생산대)이 바로 이루어진 것일 뿐.
까만기와에는 바로 그 현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빨간기와에서 까만기와로 진급하지 못해 바로 사회에 내던져진 유한림, 조일량, 서백삼이 그랬고, 시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내던져질 임빙과 마수청 등이 그랬다.
빨간기와 시절에야 다양하게 재미와 말썽을 부리고 온갖 것에 대한 관심과 관여가 곧 성장의 한 과정이었지만, 이제 까만기와에서는 사회에 파묻혀 더 이상 공유할 것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단절(등장 횟수가 줄어듦)과, 관심있는 사람들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애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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