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뜨거운 파랑(신여랑)

청소년 문학을 쓰는 작가 중에는 나와 비슷한 연배임에도 아이들과 빠르게 호흡하는 작가가 꽤 많다.
<이토록 뜨거운 파랑>에도 요즘 중3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가 표지나 구성, 문체에서 다양하게 느껴진다.
 
내 경험이거나, 내가 바라본 기준에서 비교하는 것이겠지만, 여자 아이들은 서로에 대한 소유욕이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친하게 지낼 때에는 모든 것을 다 공유해야할 것처럼 하다가도, 사이가 멀어지면 완전히 단절한다. 심지어 새 친구에게 이전 친구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그게 이른반 '뒷담화'가 돼 따돌리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친구를 독점하고 싶은 이런 여자 아이들의 심리는 <싫다고 할 걸 그랬다>라는 책에도 잘 그려져 있다.

이 책의 제목인 '파랑'은 시원, 신선, 희망, 자유와 같은 긍정적인 의미와, 우울하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둘 다 가지고 있다. 또 이야기 속에서는 만화 동아리 이름이기도 하다.
뻔한 계발활동 부서에 배정된 유리, 지오, 은수는 한풀이하듯 이야기하다 만화 동아리를 만든다. 지오는 만화도 잘 그리고 모임에도 열성적이다. 그런 지오를 유리를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그러나 지오는 유리가 원하는 것만큼 속시원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유리는 그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해 주고 기다리던 중에, 우연히 지오의 과거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가려했지만, 끄집어 내기 너무 아픈 상처라 유리에게 쉽게 말하지도 못한다.
유리는 지오의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관련한 아이와 만나고, 지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오가 마음의 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애쓴다.

이야기에서는 강한 우정을 '사랑'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를 좋아하는 감정이 사랑일 것이다. 그럼 '사랑'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

<인상 깊은 구절>

(36) 사랑이란 게 원래 그런가 봐. 이상해. 설명하려면 더 이상해져.

 

이야기에는 사랑하는 과정과 의미가 여러 가지 이야기되고 있다.

유리가 '지오'를 사랑하는 과정, 지오와 과거의 일로 항상 미안한 '혜성'이, 그 관계를 알고 있어 '혜성'이의 마음을 헤아려 '지오'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준호, 사랑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열어주려는 유리 아버지.

 

사랑은 뜨겁게 타오르고 말 감정일 수 있지만, 그 감정을 잘 유지하여, 서로에게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다.

친구 관계를 고민하는 여자 중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토록 뜨거운 파랑
국내도서
저자 : 신여랑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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