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

드래곤 길들이기
감독 딘 드블로와, 크리스 샌더스 (2010 / 미국)
출연 제이 바루첼, 제라드 버틀러, 아메리카 페레라, 크레이그 퍼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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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볼만 하지?"
주위 모든 말을 흡수해 패러디하는 일곱 살 아들 녀석이 영화를 보면서 귀엣말로 속삭인다.
그래, 볼만 했지. 근데 이녀석 자막은 제대로 읽었을까. 아마 우리 둘이 본 내용이 조금은 다르겠지.
가끔 보는 영화지만 느낀 점을 정리하고 싶은 영화들이 몇 편 있다.
지난 번 <아바타>도 영화를 보고 나서 정리하고 싶었는데, 때를 놓쳐 결국 정리하지 못했다. 우선 거칠게라도.

이 영화는 제목처럼 '드래곤'을 길들이는 이야기다.
하지만 '드래곤'부터가 길들인다는 말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소재다. 드래곤을 길들이는 주체인 '바이킹족'도 우리가 배웠던 지식으로는 무식하고 힘만 센, 그러니까 야만족에 가까웠기에 길들인다는 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 제목은 이중 부정을 통한 또다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
영화는 줄곧 길들이려고 하기엔 익숙하지 않는 것을, 무언가 길들이겠다는 인내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바이킹 족의 아이가 가장 억센 드래곤을 잘 길들여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 드래곤과 인간이 공존한다는, 상극이 상통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드래곤을 길들이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워야할 때의 자세를 말해 주고 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더 나아갈 수가 없다. 끊임없는 회의를 거쳐, 대상을 받아들이고, 대상을 통해 자신을 보고, 대상과 하나 되려고 노력하고, 대상을 꾸준히 탐구하고 경험하였을 때, 그 대상을 통해 자신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주인공이 드래곤을 길들였다 하더라도 그것을 사회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자신의 뜻을 이룰 수는 없었을 것이므로, 새로운 발견에 대한 사회적인 수용 태도에 대해서도 말해 주고 있다.
즉 이 영화는 기성 세대가 갖고 있는 지식, 또는 삶의 방식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우리가 기르려는 창의성은, 사고의 유연성이며, 결국 발전은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급격한 건너뛰기나 뒤바뀜의 연속이었음을 현란하고 시원한 그래픽으로 보여준 유쾌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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